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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배재규의 1년]또다시 꺼내든 베트남 카드, 투자자 화답할까④2006년·2017년 흥행 직후 수익률 급락 경험

황원지 기자공개 2023-03-22 08:14:47

[편집자주]

배재규 대표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맡은 지 꼬박 1년이 지났다.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 대표는 취임 직후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이끌었고, 그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투운용 ETF 상품 활성화의 특명을 받고 영입된 배재규 대표의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성과와 과제에 대해 더벨이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취임 1년을 맞는 배재규 대표의 연초 키워드는 ‘베트남’이다. 지난해 취임 당시 밝힌 역점 사업이 ETF 경쟁력 강화였다면, 두 번째로 베트남 투자를 내세운 셈이다. 새로 출범한 마케팅TF 등을 통해 전사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06년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 운용사 중 처음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한투운용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등 그룹사 차원의 관심도 꾸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2006년, 2017년 베트남펀드 캠페인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았지만 수익률이 크게 하락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다시금 베트남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시장이 이에 화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20년간 10개 라인업 구성, 마케팅 ‘총력’

배재규 대표는 지난 2월 베트남 투자전략 세미나에서 "작년 베트남에 출장을 다녀온 이후 고객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베트남 투자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직 시장이 작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구적으로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배 대표가 취임 후 두 번째로 꺼내든 키워드다. 작년 2월 취임 당시 배 대표는 주특기인 ETF를 비롯해 TDF, OCIO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꾸준히 관련 펀드를 출시 및 홍보하는 데 힘을 쏟다가 올초 베트남 투자 캠페인인 ‘Revisit Vietnam’을 들고 나왔다. 배 대표는 지난달 유튜브에 직접 출연해 베트남 공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실 베트남은 한투운용이 오래전부터 밀고 있던 테마 가운데 하나다. 한투운용은 2006년 당시 설립한 현지 사무소를 2020년 6월 법인(KIM Vietnam Fund Management)으로 전환했다. 현재 주식투자본부(Equity Investment Division), 경영전략본부(Management Strategy Division)를 비롯해 총 30여 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 2021년 영업수익은 36억원, 순이익은 7억원 가량이다.


올들어 프로모션이 이어지고 있지만, 새롭게 출시한 펀드는 없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출시한 약 8종의 주식형, 혼합주식형, 혼합채권형 펀드와 2종의 ETF 라인업을 그대로 사용한다.

일반 펀드로는 운용규모 2664억원의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가 간판이다. 이외에도 2006년부터 이어져 온 한국투자베트남1호(443억원)와 연금용 라인인 한국투자연금베트남(2052억원), 한국투자연금베트남그로스(1313억원) 등이 라인업의 주축을 맡고 있다.

국내 유일한 베트남 ETF 상품도 있다. ‘한국투자ACE베트남VN30’와 ‘한국투자ACE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가 각각 1050억원, 80억원의 자금을 운용중이다.

대부분 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3년 전과 비교하면 모든 펀드가 10%에서 많게는 48%에 달하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1년 안쪽으로는 대부분 손실을 기록중이다. 올초 글로벌 증시 반등에 3개월로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가 최근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베트남 투자 캠페인을 벌이는 마케팅 조직에도 눈길이 간다. 지난해 배 대표가 취임 후 1호로 영입한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이 구심점이다. 김 본부장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한투운용의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 ‘베트남 NOW’에서 투자자들과 소통한다.

◇투자자 화답 여부 관심…수익률 증명 시점 '관건'

성공의 관건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여부다. 베트남 펀드는 2006년, 2017년 등 여러 차례 국내에서 크게 흥행몰이를 했던 상품이다. 하지만 매번 자금을 크게 모은 후 악재를 맞으면서 크게 손실을 냈다.

2006년 6월 한투운용이 처음 출시했던 베트남 펀드는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었던 유일한 창구로 이용되며 운용자산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수익률이 추락했다. 환매가 이어졌고 운용자산이 20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때의 악몽 이후로 국내 운용사들은 거의 10년간 베트남 펀드를 출시하지 않았다. 한투운용도 기존의 ‘한국투자베트남1호’를 유지했을 뿐 2016년까지 연금 상품 외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하지 않았다.


다시 베트남 투자 붐이 일었던 건 2017년부터다. 베트남 경제가 꿈틀대자 한투운용은 2016년부터 베트남 펀드 라인업을 준비했다. 주요 라인업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시리즈를 대부분 이때 출시했다. 이 펀드들이 2017년부터 베트남 경제 성장으로 증시도 급등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문제는 이같은 호황이 이듬해인 2018년 여름 급하게 끝났다는 것이다. 2017년까지 높았던 수익률에 운용자금이 거의 두배 이상 늘었던 상황에서 수익률이 급전직하하며 손실을 냈다.

당시 과도한 손실에 오히려 투자자들이 돈을 빼지 못하면서 운용 규모는 유지됐다. 이후 2020년 코로나 패닉 직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2017년 수준으로 수익률이 올라오자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당시 펀드 수익률은 10~30%에 달할 정도로 우수했지만 순유출이 이어졌다.

부정적 경험을 쌓은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베트남 캠페인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투운용은 지금 베트남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VN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08년 이후 평균 13.6배에서 등락을 거듭해 왔다. 지금은 10.2배 수준으로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10년 내 가장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가 그대로 인정받기 시작하면 VN지수도 20~35%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한국투자ACE베트남VN30’ ETF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개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거래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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