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이 우리금융지주 출신 이종근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임종룡 우리금그룹 회장이 취임 시기에 맞춰 대대적 변화를 단행한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은 23일 제23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대표 내정자는 현재 사무실에 출근해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가 국제자산신탁을 편입한 후 취임하는 두번째 우리금융 출신 대표이사가 된다. 1964년생으로 고려대 행정학과와 영국 버밍엄대대학원 MBA를 졸업한 후 오랜 기간 우리금융지주에서 경영과 인사부문을 책임졌다.

우리은행 중부영업본부장과 인사본부장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부장, 경영지원단 상무, 경영지원부문 전무를 역임했다. 이밖에 우리신용정보 기타비상무이사와 우리펀드서비스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

이번 인사는 임 회장의 취임과 맞물려 이뤄진 조직 변화 움직임의 일환이다. 임 회장은 조직을 혁신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면서 임기를 마친 자회사 대표를 대폭 교체하고 나섰다.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되 지주사 전략과 시너지 효과, 유연한 조직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인사 방향으로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각자대표를 맡았던 김영진 대표가 지난해 말 사임하면서 독자적 경영권을 갖게 됐다. 우리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새로운 각자대표를 선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이를 위해 옛 국제자산신탁 지분을 매입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말 유재은 전 국제자산신탁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65.74%를 언 아웃(Earn-Out)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언 아웃은 일정 기간 이후 실적에 따른 지분가치 상승분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앞서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에 3년 뒤 우리금융지주가 유 전 회장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자산신탁은 유 회장 보유 지분 44.5%를 먼저 취득한 뒤 나머지 21.3%는 실적 변화를 지켜본 후 매입하기로 했다.

유 전 회장의 잔여지분 매입을 완료하면 우리자산신탁은 사실상 우리금융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곳은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등 3곳 뿐이다.

이 대표는 지주사 경영체제에 맞춰 잔여 신사업과 자산 편입, 리츠 운영 등을 지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첫 리츠로 관심을 모았던 '우리오피스제1호'를 청산한 후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주주총회에선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한 '대지조성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지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1위 자리에 오른 수익성 지표를 유지할 지도 관건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후 높은 수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137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4.6% 늘어난 807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02억원에서 603억원으로 높아졌고 자산 규모도 2547억원에서 3220억원으로 불어났다.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산비율(NCR)과 자산총액 중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며 업계 1위를 탈환했다. 2021년 말 18.3%였던 ROA는 지난해 말 20.91%로 2.61%포인트 상승했다. NCR은 1079%에서 1190%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