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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의 '물적분할 후 기업가치 6조 달성'은 가능할까 "SiC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팹리스 밸류 2조 회사로 육성"

김혜란 기자공개 2023-03-27 12:57:14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설계전문) 사업부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DB하이텍이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사업 등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했다. 내주 물적분할 안건을 올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성장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23일 DB하이텍은 "(물적분할 이후) 파운드리와 브랜드사업부 기업가치를 각각 4조원, 2조원, 총 기업가치 6조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주력인 8인치(200mm) 파운드리 사업과 함께 브랜드사업부를 통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외주설계 사업도 해왔다. 브랜드사업부를 떼어내 신설법인 DB팹리스(가칭)로 분리하고 DB하이텍을 순수파운드리로 만들면 각 사업부의 경쟁력과 영업력이 강화돼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을 것이란 게 DB그룹의 입장이다.

◇파운드리는 'SiC·GaN, 팹리스는 'OLED'…성장동력될까

DB하이텍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원이다. 기업가치를 두 배로 키우기 위해선 획기적인 신성장동력이 필요한데, DB하이텍은 SiC와 질화갈륨(GaN) 반도체 사업 진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2020년부터 8인치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화해 충북 음성 상우 팹(Fab·공장)에서 8인치 SiC 생산을 테스트하고 있다. GaN,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힌다.

다만 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메이저 미국 크리(Cree)와 투식스(II-VI), 일본 롬(ROMH) 등은 6인치 웨이퍼를 생산 중이나 내년엔 8인치로 전환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8인치 SiC 시장이 열린다는 얘긴데, DB하이텍 측은 "SiC 사업 관련해선 아직 공장까지 계획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DB팹리스는 지금으로선 기업가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 DB팹리스의 자본은 약 771억원이다. 기업가치를 책정할 땐 자본뿐 아니라 수익가치를 산정해야 하는데, DB팹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856억원, 영업이익은 약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직원수 1만7000여명의 대만 팹리스 미디어텍의 시가총액이 약 1조2700억원이다.

미디어텍의 밸류에이션을 뛰어넘는 팹리스로 키우기 위한 그림으로는 '첨단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제시했다. DB하이텍은 "(DB팹리스는) 스마트폰향 OLED 제품을 확대하고 TV와 자동차 등으로 응용분야를 넓혀가면서 부가가치를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고성장 시장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분야에 진입하고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DB하이텍 경기도 부천공장(Fab1) 전경

◇조 단위 투자 검토? 재무여력은

DB하이텍은 또 "파운드리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조 단위의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했다.

쟁점은 두 가지다.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와 조 단위 투자금을 쏟아부을 재무여력이 되느냐다. 우선 DB하이텍의 지난해 말 연결회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584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모두 투자에 투입할 수는 없다.

다만 DB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만 한 해에 약 7301억원이 유입됐다. 내년에도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흐름 순유입세가 계속된다면 1조원 규모 투자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또 투자처를 두고는 DB그룹에서 여러 전략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지는 다양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증설할지, 12인치(300㎜) 영역으로 진출해 성장동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GaN와 SiC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면 신규 생산라인 증설에도 현금이 투입돼야 한다. 8인치 파운드리가 레거시(구형)인 만큼 아예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시도할 수도 있다.

DB하이텍 측은 "조 단위 투자 관련해선 여러 후보 군을 두고 폭넓게 검토 중"이라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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