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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부동산팀을 움직이는 사람들/thebell interview]"부동산 PF 위기? 100점 만점에 40점"②이준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전기룡 기자공개 2023-03-30 13:23:49

[편집자주]

대형 로펌들은 부동산 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TFT를 발족했다. 고금리 기조로 대형 건설사마저 휘청이자 전문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게 필요했다. 기존 조직만으론 새롭게 불거진 리스크의 법률자문을 제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이에 맞춰 부동산·금융·구조조정 등 각분야의 핵심 인력을 한데 모았다. 더벨은 주요 로펌 TFT 대표자들을 만나 부동산 법률자문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지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2012년에는 4년간의 노하우를 축적한 끝에 '부동산PF정상화센터'를 출범했다. 다른 로펌과 달리 일찍부터 부진한 업황을 분석하고 적합한 법률자문을 제공해온 셈이다.

최근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을 때도 발빠르게 대처했다. 기존 PF사업 정상화센터의 인력을 보강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지평 내 부동산 전담조직인 '건설부동산그룹'과 '금융자문그룹', '기업금융소송그룹' 소속의 핵심 전문가를 추려 부동산PF정상화센터를 새롭게 꾸렸다.

이준혁 변호사(연수원 30기·사진)는 건설부동산그룹 소속이자 부동산PF정상화센터의 일원으로서 업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당장 시장이 얼어붙어 있으나 조만간 중간을 조금 하회하는 정도로 안정화될 것이라 평가했다.

◇TFT 출범 '건설부동산·금융자문·기업금융소송그룹' 결집

지평은 지난해 10월 부동산PF정상화센터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팀(TFT) 조직을 선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부동산 PF 시장에서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주목한 셈이다. 부동산 PF 관련 법률자문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PF정상화센터는 기존 TFT를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꾸려졌다. 건설부동산그룹과 금융자문그룹, 기업금융소송그룹 소속의 전문 변호사들을 결집시켰다. 현재는 20명의 전문가 집단이 종합적인 법률자문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부동산PF정상화센터는 사업 초기 자문부터 진행 과정서 파생되는 다양한 분쟁까지 전단계를 아우를 수 있는 단일 조직"이라며 "지금과 같이 부동산 PF발 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업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협업'과 '수평'으로 대표되는 지평만의 기업문화 덕분에 TFT 출범도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지평은 자문과 송무파트를 가리지 않고 협업하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다. 지평의 홈페이지에도 '팀별, 분야별, 산업별로 유기적으로 협업해 고객의 필요를 정확히 진단한다'는 문구가 존재한다.

수평적인 기업문화의 예로는 사무실 배치를 들었다. 그는 "지평은 선배 변호사라고 전망이 좋은 사무실을, 후배 변호사라고 창문이 없는 사무실을 쓰지 않는다"며 "1년 주기로 꾸준히 사무실을 로테이션할 정도로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TFT가 한시적인 조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조직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존재해야 한다"며 "높은 변동성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TFT라는 점에서 부동산PF정상화센터가 상시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실물거래,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 전망

이 변호사는 부동산 PF 사태가 우려의 비해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간을 조금 하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의견이다. 국내시장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충분한 학습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향후 업황은 100점 만점에서 중간값(50점)을 소폭 하회하는 40점 수준에 자리잡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도 의외로 충분한 학습 과정을 거쳤다. 시장에서 금융위기에 준하는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전세계적인 공황과 같은 국면이 도래하지 않는 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실물거래도 하반기에는 본격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당장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늘어난 이자비용을 에쿼티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구조다. 반면 향후 임대료 협상 시점이 도래할 시 일정 부분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상업용 부동산은 보통 1년 단위로 임대료를 책정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자 부담이 늘어났지만 곧바로 임대료를 올리기는 어렵다. 1년이 지난 올해 하반기부터는 늘어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임대료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스러운 부분은 서울 등에 위치한 오피스의 공실률이 극히 낮다는 점"이라며 "임대료 인상이 이뤄질 시 결국은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에쿼티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담보된다. 따라서 수익률이 회복되는 4분기 정도에 다시 거래가 재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부실채권(NPL)에 대해서도 시장의 전망과 달리 활성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NPL을 매입하는 측의 리스크 판단이 매도자보다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NPL 가치가 예상을 웃돌 정도로 하락해야 시장이 활성화된다. 하지만 지금의 업황에 미루어 NPL 가격이 시장의 기대만큼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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