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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실적개선랭킹 톺아보기]아진산업, '13년 동거' 대우전자부품 지분 정리 배경은②'유의미한 영향력' 두고 전·당기 회계법인 의견 불일치, 지분법손실 인식 '부담'

구혜린 기자공개 2023-05-10 08:10:58

[편집자주]

한국거래소는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주기적으로 상장사의 주요 실적 개선 비율을 산출해 '실적개선랭킹' 정보를 제공한다. 더벨은 실적개선랭킹 통계 중 코스닥 상장사의 연간 기준 성과를 뽑아 분석했다. 지난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악재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위기 속에서도 활약한 코스닥 기업의 영업 성과와 지배 구조, 재무 지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진산업이 13년 만에 대우전자부품 지분을 매각해 눈길을 끈다. 전장부품 제조사인 대우전자부품은 아진산업과 더불어 서중호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아진산업 감사를 맡은 새 회계법인은 아진산업이 대우전자제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아진산업은 대우전자제품을 관계기업투자로 분류하면서 받게 될 지분법손실을 피하고자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진산업은 지난해 12월26일 대우전자부품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시간외매매로 대우전자부품 463만5894주(지분율 9.7%)를 주당 1435원에 매도했다. 같은 날 관계사 아진카인텍이 해당 주식을 인수하면서 대우전자부품의 새 2대 주주로 등극했다.

13년간 유지된 연결고리가 단절됐다. 아진산업은 지난 2009년 12월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던 대우전자부품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 지분율 31%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 대우전자부품의 최대주주는 우신산업(지분율 14.2%)으로 여전히 '서중호 대표→우신산업→아진산업'으로 연결되는 아진그룹 지배체제 하에 있으나, 아진산업의 자리를 아진카인텍이 대체하게 된 셈이다.


지분 처분 결정엔 감사인의 지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아진산업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2021년 선일회계법인에서 지난해 대현회계법인으로 변경됐다. 양 회계법인은 '대우전자부품에 대한 아진산업의 영향력'을 두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우전자부품 주식을 매각하기 약 1개월 전인 지난해 11월25일 조정협의회를 열었다.

의견 불일치는 서중호 대표의 '위치'에서 비롯됐다. 서 대표는 외부적으로 아진산업 대표로 통칭되고 있으나, 아진그룹 주요사인 우신산업, 대우전자부품, 아진카인텍 등의 대표이사직을 모두 겸하고 있다. 대현회계법인은 아진산업이 지닌 대우전자부품 지분은 20% 미만이지만, 개인 대주주인 서 대표가 양사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이상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새 회계법인의 의견은 아진산업의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아진산업은 대우전자제품 보유 지분을 '관계기업투자'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2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 함께다. 다만 2022년 회계연도 마감 이전에 대우전자제품 지분을 모두 매각했기 때문에 전기(2021년) 내용을 모두 수정했다.

관계기업투자로 분류될 경우 아진산업 실적은 대우전자제품의 손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우전자제품은 자동차 전장부품을 만드는 아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이나, 2019년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수정된 2021년 재무제표는 손익계산서상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이익' 감소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400만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대우전자부품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아진산업의 2022년 순이익도 상당 수준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은 대우전자제품의 순손실이 1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87억원의 손실을 냈다. 아진산업 관계자는 "회계법인 지적에 따라 전기(2021년)에 대해서만 대우전자부품을 관계기업으로 수정했다"며 "2022년 12월 지분을 모두 매각해 당기엔 소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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