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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롯데케미칼]급격한 투자 확대, 무거워진 강종원 CFO의 어깨업황 부진 겹쳐 재무부담 커져...올해도 6.4조 '공격적 투자' 앞둬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16 07:26:4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5: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종원 재무혁신본부장(상무)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그간 신동빈 회장과 사업 부문별 대표이사 3인을 중심으로 사내이사진이 꾸려진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재무전문가를 처음 사내이사로 앉힌 건 올해 롯데케미칼 앞에 놓인 재무이슈가 산적해 있음을 보여준다.

롯데케미칼은 우수한 현금창출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왔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보유 현금과 지분매각, 투자 축소 등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 상태를 이어왔다.

그러나 강 CFO는 2020년 말 정기 인사에서 신임 CFO에 선임된 이후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롯데케미칼이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소와 이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준비하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무차입 경영 기조가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6조1697억원이다. 이는 2021년 말(3조5479조원) 대비 73.9%나 증가한 수치다. 롯데케미칼이 2018~2021년에 연 3조~4조원대 수준에서 총차입금을 관리해온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폭의 증가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6395억원), GS 에너지 합작 신규사업(기투자액 1632억원), 전기차 전지 전해액 유기용매 설비 투자(1160억원),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대산공장 증설(741억원) 등을 포함한 8건의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차입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4분기에 그룹 계열사인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대여로 5000억원을 지출한 것도 재무부담을 키웠다. 작년 말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해 이에 따른 인수대금(2조6066억원)도 필요했다.

돈 쓸 곳은 늘었지만 현금창출력은 약화됐다. 2021년 하반기부터 주요 제품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 가격이 상승과 함께 수급 악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등 업황이 부진해지면서 작년 3분기에 적자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의 2021년 영업이익은 1조156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76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다.


이에 따라 차입금상환계수(총차입금/EBITDA)는 2021년 1.5배에서 지난해 34배까지 급등했다. 1년 동안 벌어들인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는데 34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줄어들다 보니 잉여현금흐름도 2021년 말 7643억원에서 지난해 말 마이너스 2조597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현금창출 축소와 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8165억원에서 3조1666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부채비율은 2020년 말 41.4%에서 작년 말 55.1%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17.4%에서 23.1%로 올랐다. 두 지표의 절대적인 수치는 현 시점에서 양호한 수준이다.

강 CFO의 어깨는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에만 자본적지출(CAPEX)로 6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조9000억원은 이미 1분기 중에 사용됐다. 나머지 금액 중 2조4000억원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잔금에, 3조9000억원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을 포함한 설비 신증설에 사용된다. 인도네시아 총 사업비는 5조원 규모로 올해에는 2조원이 투입된다.

2024년에서 2025년까지 예상 CAPEX는 3조원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넘어서는 투자에 신용평가사들은 당분간 롯데케미칼이 2021년 이전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강 CFO는 지난 1월 말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원을 확충했고 파키스탄 법인을 정리해 1923억원을 확보하는 등 자금조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나마 시장 전망보다 빠르게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건 위안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1488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적자 규모다. 나프타 가격이 안정화됐고,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개최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업황이 개선되면서 기초소재사업 부문에서 285억원의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재고 관련 손익 1300억원도 반영됐다.

올해 2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업황 반등으로 롯데케미칼 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자회사로 편입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이 2분기부터 반영되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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