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사태 후폭풍]신평사들도 나섰다..."신용도 리스크 뇌관될 수 있다"3가지 손실 요인 '미수채권+신용융자 부실화+소송'
윤진현 기자공개 2023-05-18 07:49:11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인한 손실이 증권사 신용도 리스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평가사는 당장 증권사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도 미수채권과 신용융자 부실화, 소송비용 등 중장기적 위협이 존재한다고 짚었다.그간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CFD 익스포저를 늘려왔다. 투자자 요건 완화로 투자 수요가 늘었지만, 증거금률을 40%로 통일한 후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그럼에도 리스크 관리방안은 미비해 직간접적인 손실을 감내하게 됐다.
◇신평사들 "증권사 CFD발 실적악화, 중장기적 모니터링 대상"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증권사들의 CFD 손실 정도와 관련 영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안정성 악화 수준이 과도하면 신용도를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권사는 그간 고객과 계약한 CFD 수익구조를 복제해 외국계 증권사와 TRS(Total Return Swap)를 체결하거나 자체적으로 헤지해 운용해왔다. 거래 위험은 증권사가 아닌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구조이기에 증거금을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활용했다.
다만 급격한 시장 변동이 생기면 증거금 제도로 위험을 모두 통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한가를 지속해 급락하면 반대매매 거래와 포지션 청산이 적시에 진행되지 못하는 탓이다.
즉 고객은 갚아야 할 채무가 급증하고 증권사는 포지션 청산을 못한 채 위험 익스포저가 확대되는 구조다. 이에 신용평가사는 증권사가 직면할 수 있는 손실 요인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TRS 정산 손실 혹은 직접 운용 손실을 고객에게 보상받지 못해 발생하는 미수채권 △논란 종목에 대출된 신용융자금의 부실화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소송 발생 위험 등이 그 예다.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사가 미수채권과 신용융자금에 대해 추심조치로 회수할 것으로 보이나 고객의 레버리지가 과도한 경우도 다수 존재했다”며 “향후 3가지 손실요인과 더불어 고객이탈로 인한 실적악화 등 직간접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이 2019년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을 완화한 후 투자 수요는 불어났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개인 전문투자자수는 2019년말 3331명에서 2022년 3월 말 기준 2만7584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시장 과열을 우려해 금융당국이 2021년 증권사의 CFD 증거금률을 40%로 고정시켰다. 그 결과 경쟁이 보다 치열해졌다. 이에 증권사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비대면 계좌의 CFD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5%까지 인하했다. 하나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전문투자자로 등록만 해도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앞다퉈 CFD 익스포저를 늘렸으나 리스크 관리책은 부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논란이 된 8개 종목의 경우 거래량이 풍부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 그럼에도 이들 종목의 신용융자 잔고 비율은 10%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들이 수수료 이점으로 인해 CFD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리스크 통제 체계가 미비해 문제가 된 종목들의 신용잔고 비율이 높게 유지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으로 위험 요소를 파악해 손실 정도를 줄일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의 손실 관리 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추는 데도 집중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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