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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감산 한파 비켜간 티엘비, 상장후 우량부 직행 저력①삼성·하이닉스 재고 이슈에도 실적 방어…하반기 반등 기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3-05-24 08:23:31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6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 반도체 업계의 키워드는 감산이다. D램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위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고 폭증에 따른 D램 단가 하락 여파로 감산을 선언한 뒤 아직까지 메모리 반도체 증산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빅2가 발주하는 PO(구매주문) 물량을 한 해 작황으로 여기는 코스닥 1차밴더사의 여파는 더하다. 특히 칩 생산과 직결되는 소재, 부품 등을 납품하는 제조섹터의 경우 감산으로 발주가 대폭 줄면서 된서리를 맞는 형국이다. 여기에 수급망을 대고 있는 2차밴더의 체감 경기 역시 혹독하다.

티엘비가 속한 반도체 PCB(인쇄회로기판) 메이커들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올 1분기 줄줄이 적자전환하면서 불황을 버티고 있다. 타이거일렉, 아비코전자 등 티엘비의 코스닥 피어그룹(PCB 제조)이 올 1분기 적자전환한 데 이어 규모가 큰 심텍 역시 1분기 매출액 2160억원, 영업손실 294억원을 기록, 첫 현금 유출을 겪었다.

◇2020년 코스닥 입성, 3회계연도 평가 '매우 우수'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엘비는 지난해 매출액 2215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의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PCB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대용량 서버 제품 PCB 발주를 대거 따내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대폭 끌어올렸다. 통상 10% 이하인 티엘비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 17.36%까지 치솟았다. DDR5가 출시되는 와중에 DDR4 하이엔드 제품의 수주가 이어지면서 마진율이 높아진 덕택으로 분석된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티엘비는 이달 초 한국거래소 우량기업부 리스트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티엘비는 바로 중견기업부에 배정됐으나 3년 만에 우량기업으로 지정됐다. 3회계연도의 재무 추이를 바탕으로 소속부 변경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티엘비는 상장 후 우량기업부로 직행한 셈이다. 물론 내년 다시 소속부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는 상장사 우량 척도를 신성장기업-중견기업-벤처기업-우량기업으로 분류한다.

우량기업부 지정의 요건은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최근 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 △자본잠식이 없고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3% 이상이거나 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최근 3년간 매출 평균 500억원 이상 등이다. 티엘비는 해당 요건을 모두 넉넉하게 웃돌면서 여유 있게 소속부를 갈아탔다. 최근 시가총액은 약 1800억원 수준이다.

코스닥 경쟁 업체들이 감산에 따른 일시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티엘비는 올 1분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매출액 41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17%다. 이익률이 빠지긴 했지만, 통상 1분기가 제조업의 비수기로 꼽히는데다 하반기부터 지속되는 파운드리 감산 기조를 감안하면 '호실적'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비결은 티엘비의 신속한 수주 대응력과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수율 관리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챗봇 등을 위시한 AI(인공지능) 플랫폼이 범용화되면서 신규 서버용 D램인 DDR5 양산 비중이 커지고 있는 있는 것과 관련, 티엘비가 지난해부터 고객사 발주에 대비한 준비를 착실히 한 것이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불량율 역시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DDR4가 서버용 D램 시장에서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DDR5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형국에서 티엘비가 하이엔드 DDR5와 초기 DDR5 물량을 고객사에서 지속적으로 받아오면서 타사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 모두와 거래하는 티엘비는 SSD, D램 PCB 부문 1위 기업이다.

◇고객사 대응력·수율관리 강점…재고 관리 '관전포인트'

티엘비는 하반기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상반기 악조건 속에서도 공급망을 지키며 선방했기 때문에 2분기 이후 양대 파운드리의 감산 기조만 턴어라운드 된다면 DDR5를 비롯한 대용량 서버 PCB 물량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티엘비의 DDR5 PCB 단일 매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매출 546억원 중 DDR5 관련 매출은 82억원으로 15%를 차지했으나 올 1분기에는 95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22.89%까지 늘었다. 감산으로 전체 파이가 줄었음에도 신규 물량은 꾸준히 티엘비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당연히 DDR5 관련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티엘비의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1분기에도 재고를 줄이지 못하면서 2분기 영업손실을 예고하고 있어 반등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감산에도 D램 가격이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것도 고려사항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에서 1분기 32조원 가량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 역시 재고자산 총계가 지난해 말 15조6647억원에서 1분기 17조1822억원으로 증가했다.

티엘비 관계자는 "양대 고객사의 여론이나 대외 환경을 감안하면 재고 수준은 2분기 바닥을 치고, 3분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실제 회사로 유입되는 수주 데이터에는 이런 흐름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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