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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우량기업 리뷰]'현금 비축기' 티엘비, 2025년 노리고 베트남 투자 '정중동'②고객사 선제 대응, 지난해 착공 신공장 7월 가동…후공정 PCB 투자도 잰걸음

조영갑 기자공개 2023-05-25 08:28:11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메모리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 리스크가 올 1분기에도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닥 PCB(인쇄회로기판) 밴더업계 역시 감산에 따른 수주 악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업체는 올해 계획한 CAPEX(자본지출) 투자 플랜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곳간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비상 시국에 유동성 비축 만이 살길이라는 이야기다.

국내 SSD, D램 PCB 분야 점유율 1위 티엘비의 기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티엘비는 2020년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공모자금 150억원을 활용해 국내 공장 부지를 확보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메모리 감산 기조로 전면적 베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 전방 고객사 감산 기조에 PCB 업계 "곳간 잠그자"

티엘비는 가늠쇠를 내년에 맞추고, 하반기 '정중동'의 투자 행보를 걷겠다는 방침이다.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하지만, 2분기 이후 전방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경쟁사들에 비해 선제적으로 CAPEX 투자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신공장보다 글로벌 타깃인 베트남에 방점이 찍혀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티엘비는 베트남 박닌성 일대에 신공장(옌퐁 2C 공단)을 짓고 있다. 티엘비 베트남 법인 'TLB VINA'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 착공하고, 현재 약 80~90%의 공기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오는 7월 생산동을 완공하고, 설비 일부를 설치한 뒤 고객사 퀄(품질인증) 획득 절차를 거치면 4분기 내 정식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 설립과 토지(3만4840㎡) 계약 과정에서 약 5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초도 투자 성격이라 비교적 소규모 비용이 집행됐다. 티엘비는 7월 경 베트남 신공장의 1차 투자가 완료되고, 공장이 완성되면 당분간은 PCB 반제품의 신뢰성 검사 및 포장 등의 업무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티엘비 관계자는 "베트남 옌퐁공단은 국내 주요 고객사의 글로벌 기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면서 "당장은 국내에서 생산된 PCB 반제품 관련 단순업무를 수행하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대량 자본 투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메이커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국내 후공정 패키지 업체들도 다수 진출해 있다. 특히 중국에 대형 양산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도체 규제 이후 베트남을 중심으로 캐파를 분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속적으로 현지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티엘비는 올해 베트남 초도 투자를 완료하고, 내년 현지 메모리 물량을 흡수한 후 2025년 대형 투자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분기부터 메모리 PCB 생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티엘비는 지난해 최대 매출(2215억원)과 최대 영업이익(385억원)으로 어느때보다 곳간이 풍족한 상황이다. 올 1분기 말 현금성자산 321억원, 미처분 이익잉여금 750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다.

◇ 신 성장동력 '후공정 PCB' 투자도 내년 재개

정확한 투자 액수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국내 생산설비(토지제외)의 장부가액이 약 350억원 가량 잡혀 있기 때문에 이 이상의 CAPEX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식 생산설비가 입고되고, PCB 생산라인이 설치되면 티엘비의 캐파와 매출액 수준은 2배 이상으로 뛸 수 있다. 현재 국내 공장의 연 생산능력은 32만4000㎡(PCB 면적 기준) 수준이다. 이미 90% 가량의 캐파에 도달했다.
▲티엘비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신공장을 착공하고, 올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티엘비 홈페이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후공정 패키징 고객사인 하나마이크론 역시 지난해 말부터 신공장을 가동하면서 패키징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티엘비가 후공정 PCB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는 만큼 내년 베트남 투자가 본격화되면 다각도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약 150억원의 초도 투자가 들어간 국내 신공장 역시 내년을 기점으로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공장은 티엘비가 그동안 강점을 보이던 메모리 분야의 PCB 제조가 아니라 반도체 후공정 시장을 겨냥한 노림수다.

티엘비는 이미 TSE, 유니테스트 등 검사장비 업체의 후공정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이 때문에 후공정 검사장비용 PCB 부문에 투자를 확대해 전체 매출 볼륨을 키운다는 목표다. 베트남에 설비를 둔 하나마이크론과의 협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티엘비 관계자는 "베트남 신공장의 경우 2025년까지는 현지 납기 등으로 소폭의 매출이 일어날 예정이지만, 2025년 1분기부터는 현지 고객사의 메모리 물량을 대거 수주해 캐파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면서 "7월 완공될 공장에 PCB 생산설비를 채우고, 옆에 생산공장 1개동을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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