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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부동산경기 한파' 직방, 계열사 자금지원 총력②자회사에 빌려준 잔액 800억 육박, 경영성과 진단 '옥석 가리기' 필요성

박동우 기자공개 2023-05-25 10:20:18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7: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직방이 사업을 수행하면서 가장 예의주시하는 건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 등이 '한파'를 겪었다. 지난 5년 동안 인수와 설립 출자로 편입한 자회사들을 집중 지원하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2022년 직방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300억원을 빌려줬다. 종속기업들이 갚지 않은 대여금 잔액은 800억원에 육박한다. 사업 확장을 노리고 품에 안은 자회사들이 모기업 직방의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체들의 경영 성과를 진단해 옥석을 가려낼 필요성이 대두될 전망이다.

◇'데이터·생활편의서비스' 투트랙, 인수·직접설립 병행

직방 계열사를 살피면 부동산 매물을 소개하는 플랫폼과 뚜렷한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동일한 본업을 수행하는 후발 주자들이 속속 등장하자 경쟁 우위를 공고히 다질 방안으로 자회사 운영을 눈여겨봤다. 2018년에 230억원을 투입해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제공에 특화된 업체인 호갱노노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향성은 '데이터'와 '생활편의 서비스'라는 두 갈래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영역에서는 호갱노노 외에도 2019년에 177억원을 들여 인수한 슈가힐이 눈길을 끈다. 상가와 사무실 매물 정보를 안내하는 플랫폼 '네모'를 운영하는 업체다. 주거부터 상업까지 다양한 수요를 아우르는 부동산 데이터 공급망을 조성해 기업간거래(B2B) 영역까지 사업을 넓히려는 포석이 깔렸다.


생활편의 서비스 부문에서는 청소를 대행해주는 스타트업 이웃벤처, 공동주택 관리 플랫폼을 선보인 업체 모빌을 사들였다. 국내 최대 규모 공유주택을 운영하는 셰어하우스우주에 대해서도 86억원을 집행했다. 주거 밸류체인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직방의 밑그림이 반영됐다.

정보기술(IT)을 토대로 부동산 영역에서 활약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를 이어갈 벤처캐피탈도 계열사 라인업에 포진했다. 직방은 2019년에 20억원의 자본금을 토대로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여세를 몰아 브리즈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프롭테크 워터링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해 100억원을 약정했다.

◇계열사 연간 신규대여금, 1년새 '170억→300억'

계열사들이 늘어나면서 직방의 재무적 부담이 무거워지는 수순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직방은 대여 방식으로 자회사들에 실탄을 대주고 상환 만기가 도래하면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가 작용하며 종속기업에 빌려준 자금 규모가 가파르게 늘었다. 연간 신규 대여금이 2021년에는 176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307억원으로 1.7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말 445억원으로 집계된 대여금 잔액 역시 작년 말 767억원까지 불어났다. 1년새 72.4%나 급증한 금액이다.

2022년 말 대여금 잔액을 살피면 단연 많은 자금이 들어간 계열사는 '온택트플러스'다. 직방이 빌려준 자금 177억원이 존재하는데 작년에만 171억원을 수혈해줬다. 온택트플러스는 공인중개사 풀(pool)을 구축한 뒤 중개수수료를 공유하는 사업 모델 '온택트파트너스'를 론칭한 업체다.

공인중개사의 연간 수입이 5000만원에 미달할 경우 직방이 차액을 보전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등 유인책을 구사했다. 하지만 직방이 부동산 중개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고 인식한 공인중개사협회 반발에 직면하면서 사업은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다.


한때 자회사로 뒀다가 2021년에 흡수합병한 '모빌' 역시 사업 진척에 난항을 겪었던 사례다. 모빌은 2019년에 아파트 관리 앱을 울산광역시 관내 구청들과 협의해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려 했다. 기대와 달리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플랫폼 독점' 문제를 제기하며 계획이 좌초됐다. 설상가상으로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한 지방자치단체들도 많아 앱 보급이 여의치 않았다.

계열사들의 경영상 어려움은 직방이 대여금에 설정한 대손충당금 추이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을 감안해 계상하는 금액이다. 2021년 말 11억원에서 지난해 말 73억원으로 7배 넘게 불어났다. 직방이 자회사들의 경영 실태를 점검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과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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