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스톡]성신양회, 주주권 행사 명분 만들지 않으려면유진그룹 계열사 주요 주주, 수익성 개선 및 미래 성장성 확보 숙제
김위수 기자공개 2023-05-24 07:30:25
[편집자주]
오너와 주주 사이의 거리가 부쩍 가까워진 요즘이다. 기업 총수를 회장님이라고 존칭하기보다 '형'으로 부른다. 오너의 경영 방식부터 라이프 스타일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만큼 오너의 언행이 기업의 주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너의 말 한마디에 따라 주가가 급등하기도, 리스크로 돌아오기도 한다. 더벨이 오너 경영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2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 업체인 성신양회는 오너 경영인인 김태현 회장(사진)과 동생 김석현 부사장이 최고위 경영진에 위치한 기업이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5.28%에 달한다. 두 사람 모두 등기임원 직책은 맡고 있지 않다. 여느 중견기업과 마찬가지로 오너 경영진에게 지배력이 집중된 구조로 경영활동을 이어왔으나 최근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유진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성신양회의 지분을 6% 넘게 모으며 주요 주주로 자리잡았다. 개별주주로 따지면 김영준 전 성신양회 회장, 김 회장에 이은 3대 주주다. 주주로서 각종 주주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지분을 모은 만큼 책임감 있는 경영활동으로 주주의 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유진그룹, 단순 투자로 지분 취득
유진그룹이 계열사 동양을 통해 확보한 성신양회의 지분은 6.89%다. 지난 2021년 말 6.05%의 지분을 취득한 뒤 지난해 중 주식을 추가적으로 매입해 지분율을 6% 후반대로 끌어올렸다. 동양이 명시한 지분 보유목적은 '단순투자'다.
지분 보유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투자 세 단계로 구분된다. 단순투자는 세 단계 중 경영에 간섭하는 정도가 가장 낮다. 주주총회에 제기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정도다.
유진그룹 측도 성신양회 지분을 매입한 것이 투자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실제 동양은 성신양회 외에도 삼표시멘트·아세아시멘트·한일시멘트 등 다수 시멘트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 시멘트업체에 대한 지분율은 최대치가 1.1%로 낮은 편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유진그룹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 경영참여 투자로 변경하는 사례가 결코 적지 않다. 5%를 초과하는 지분을 취득한 것 자체를 경영진에 압박을 주려는 의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상장사 지분을 5% 보유한 투자자는 공시를 통해 이를 밝혀야 하는 의무를 가지게 된다. 이를 활용해 주주로서의 지위를 부각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목적에 따라 주주제안은 물론 임시 주주총회소집, 이사 해임 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를 포함해 다른 주주들을 모으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위협적인 요소다.
◇주주가치 제고 '발등의 불'
당장 시급한 일은 주주가치 제고다. 동양이 지난 2021년 처음으로 성신양회의 지분을 매집했을 당시의 취득단가는 주당 1만1100원 안팎이었다. 동양이 성신양회 지분 취득에 투입한 금액은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22일 성신양회 종가 기준 주가는 주당 9560원으로 동양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환산면 162억원 수준이다. 성신양회의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동양과 같은 주주들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인 배당의 경우 전향적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적자가 난 지난해에도 50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했고 직전해인 2021년에도 77%의 연결 배당성향을 보였다. 자사주 정책을 펼치는 중은 아니지만 고려할 만한 옵션으로 보인다 앞서 2003년경 성신양회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가 부양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에 앞서 신사업 발굴을 통한 기업가치 상향 모멘텀을 만들어 내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인 시멘트 사업이 크게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신양회는 아직 뚜렷한 성장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신사업을 위한 재무적 상황도 여의치 않다. 성신양회의 올 1분기 연결 부채비율은 204.5%로 점점 상승하는 추세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39.3%로 부담이 큰 수준이다. 특히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30%에 달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하다.
우선적으로는 주력 사업인 시멘트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 확보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미래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가격 인상과 유연탄 가격의 하락은 실적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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