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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지금]게임사에서 '톱티어 테크사'로, 이준호 회장의 선구안①적극적 M&A와 클라우드 육성으로 사업다각화 '결실', 매출 2조 클럽 가입

이지혜 기자공개 2023-05-26 14:36:56

[편집자주]

NHN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10년 간 성장세가 꺾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22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대표 IT기업으로 거듭났다. 한게임을 모태로 출범했지만 더이상 게임사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 만큼 사업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NHN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NHN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NHN의 '지금'을 중심으로 과거와 미래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 IT 기업’,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등. NHN을 향한 수식어는 화려하다. 국내 IT산업을 논할 때 더 이상 NHN을 떼어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202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출범 이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더니 창립 10년 만에 매출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굴지의 IT기업으로 성장한 NHN이지만 시작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NHN은 네이버와 한게임이 2000년 합병한 게 모태가 되어 출범한 기업이다. 2013년 8월 NHN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독립기업이 되어 네이버로부터 떨어져나왔다. 기업분할로 인한 주식 재상장 작업도 이뤄졌다.

출발은 아슬아슬했다. 당시 정부가 온라인게임 규제 강화를 예고한 데다 핵심사업을 네이버에서 확보하지 못한 채 독립했다는 평가가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NHN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를 기대로 되돌려 놓은 데는 이준호 NHN 회장(사진)의 과감한 결단이 주효했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NHN은 네이버로부터 독립한 직후부터 게임 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다. NHN이 더 이상 게임사가 아닌 종합 IT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배경이다.

◇“글로벌 톱티어 테크 기업으로 성장” 비전, M&A·클라우드 육성 전략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테크기업으로 성장하겠다.” 2021년 NHN이 창립 8주년 행사에서 선포한 'VISION 10'의 핵심 내용이다. △클라우드 △커머스 △콘텐츠 △페이먼트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 10년 안에 글로벌 빅테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네이버에서 독립한 지 8년 만에 처음 내놓은 비전이었기에 업계는 묵직하게 받아들였다.

이런 비전을 내세운 데는 이준호 회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이 회장은 1964년생으로 아직 네이버로부터 NHN이 분사하기 전인 2005년부터 합류했다. 그는 NHN CTO(최고기술책임자)부터 시작해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2013년 8월, NHN이 네이버에서 독립법인으로 떨어져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회장이자 이사회 의장을 겸했다.

NHN 사옥 '플레이뮤지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그였지만 NHN의 경영행보는 과감했다.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적극 활용했다. 초기 핵심사업은 한게임을 필두로 한 게임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사의 틀에서 벗어나 종합 IT기업이 되기 위해 사업보폭을 넓혔다.

M&A는 출범 이듬해인 2014년부터 본격화했다. 그해 6월 예매사이트인 티켓링크(현 NHN티켓링크)를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7월에는 온라인쇼핑 솔루션 기업 고도소프트(현 NHN커머스), 9월에는 한국사이버결제(현 NHN KCP)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2015년 7월에는 네오위즈인터넷(현 NHN벅스), 2018년 9월 종합여행사인 여행박사를 인수했다. M&A로 커머스, 콘텐츠, 페이먼트 시장에 단숨에 진출하거나 사업규모를 대폭 키웠다는 의미다.

인수합병에만 공을 들인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는 이 회장의 선구안과 의지가 드러난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컨퍼런스를 열고 “성장이 더딘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클라우드사업에 대한 이 회장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NHN이 클라우드에 뛰어든 건 2014년 말이었다. 아직 시장이 태동기나 다름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짙은 시기에도 NHN은 클라우드사업을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그로부터 약 8년 뒤인 지난해 NHN의 클라우드사업은 독립법인 ‘NHN클라우드’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NHN클라우드는 올 1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업다각화 성과, 매출 2조 클럽 가입

적극적 M&A와 클라우드사업에 대한 투자 굴기로 현재 NHN은 명실상부 ‘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재 NHN은 결제&광고사업부문에서 NHN페이코와 NHN KCP, 커머스 사업에서 NHN커머스와 중국법인 에이컴메이트, NHN 글로벌, 기술부문에서 NHN클라우드와 일본 NHN테코러스, 콘텐츠부문에서 NHN코미코와 NHN링크 등 자회사를 두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성공적 사업다각화는 가파른 외형 성장세로 이어졌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이듬해인 2014년 NHN의 연결기준 매출은 5569억원이지만 지난해 2조1149억원에 이르렀다.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10년 동안 NHN의 매출 성장세가 단 한 번도 꺾인 적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2017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시에 전체 매출에서 게임사업 비중이 갈수록 줄었다. 게임사업이 그룹의 중추로서 역할은 유지했지만 다른 사업들이 잇달아 결실을 맺은 덕분이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NHN의 전체 실적에서 게임사업 매출 비중은 21.3%에 그친다. 지난해 말 22.43%에서 1%p(포인트)가량 더 떨어졌다. 2013년 말 게임사업 매출비중이 95.4%에 이르렀던 것과 대비된다. NHN이 게임사업에서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다른 사업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대폭 늘었다는 의미가 된다.

◇전사적 과제 ‘수익성 개선’, 게임사업이 중심

창립 10주년을 맞은 지금 NHN은 그룹 전사적 과제로 수익성 강화를 내걸었다. 특히 그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게임사업이 수익성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진 NHN 대표이사는 2023년 신년사에서 “창립 10주년인 올해는 새로운 도약의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올해 NHN은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며 이런 계획의 중심에는 그룹 모태인 게임사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NHN은 게임 명가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10월 NHN빅풋을 합병하며 본사로 역량을 한 데 모았다. 또 올해 총 7종의 게임 신작 라인업을 선보이는 동시에 ‘다키스트데이즈’, ‘엠브릭’ 등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페이먼트사업의 대표격인 NHN페이코도 마찬가지다. 정 대표는 11일 진행된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페이코가 올해 핵심사업의 매출증가와 효율적 비용집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결과 올 1분기 페이코의 영업손실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NHN페이코의 경영목표는 영업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NHN페이코는 지난해 영업손실 496억원을 내 2021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는 200억원대까지 영업손실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NHN클라우드는 경영목표가 ‘공격적 사업전개’지만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겠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NHN클라우드에 대해 “올 1분기는 선투자와 비수기 탓에 소폭의 적자를 냈지만 2, 3분기를 지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장기적으로 매출 대비 1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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