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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IT 교육 선점…이제는 B2B로 눈 돌린다" [thebell interview]나성영 멋쟁이사자처럼 COO

이장준 기자공개 2023-05-26 14:37:3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듀테크 기업 멋쟁이사자처럼이 영리법인으로 전환한 지 5년이 지났다. 그동안 꾸준히 교육 사업 노하우를 쌓아왔는데 국내에서는 IT 교육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3년 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베트남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호치민 대학교들과 제휴를 맺고 정식 수업 과정으로 편입됐다. B2C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교육해 취업까지 연계하는 '부트캠프' 프로그램 역시 현재까지 전원 취업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제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B2B 사업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신한DS가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 그치지 않고 베트남과 미국에서 활동 반경을 넓힐 계획이다. 더벨이 나성영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를 만나 멋쟁이사자처럼의 해외 확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 넘어 베트남 호치민 안착…대기업도 눈독 들이는 IT 인재 교육·공급

"베트남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지났다. 국내에서도 IT 교육 회사들이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규모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멋쟁이사자처럼 베트남 자회사 법인장을 겸하는 나성영 COO는 해외 진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입을 뗐다. 실제 국내에는 엘리스, 코드 스테이츠, 스파르타코딩클럽 등 실력 있는 경쟁사가 많다. 하지만 한국에 머물러 파이를 쪼개기보다는 전 세계 IT 인재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는 "젊은 사람이 많고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있는 국가를 찾았다"며 "이두희 대표와 하노이 출장을 가서 현지 기업가의 IT 인력 수요에 대한 얘기를 듣고 베트남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진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서울대학교 동아리로 1기를 모집해 출범한 국내 케이스와 달리 공산국가인 베트남에서는 비영리 조직을 만드는 게 오히려 어려웠다. 동아리를 만들려면 신고 과정이 필요하고 대학 총장이 승인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외국 기업이라 받는 제재도 상당하다.

행정 처리도 만만치 않았다. 나 COO는 "정리해야 할 서류도 많아 수차례 반려됐고 법인계좌를 만드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다"며 "처음 계획과 달리 3개월을 눌러앉았는데 저를 포함한 4명이 에어비앤비 한 숙소를 빌려 같이 살았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덮쳤다. 오프라인 교육을 하다 수 시간 내에 문을 닫고 돌아가라는 공지가 내려온 경우도 허다했다. 이에 호치민 대학교들과 논의해 줌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IT 교육을 진행했다.

현재 멋쟁이사자처럼은 베트남에서 크게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호치민에 있는 대학들과 제휴를 맺고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은 단과대별로 대학이 나뉘어 있는데 경제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교, 교통대학교 등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강생을 모집해 4개월간 교육하고 실제 현지 기업 취업까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인 부트캠프도 있다. 부트캠프는 현재 1기부터 4기까지 진행됐는데 총 40명 전원 취업에 성공했다.

끝으로 B2B 사업 모델이 있다. IT 인재를 교육해 기업에 제공하는 형태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주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미 네이버, 신한DS가 고객이 되고 다른 기업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UIT 대학교 학생 50명이 12주간 교육을 진행했다. 수업마다 네이버 개발자가 참관해 수업 피드백과 평가를 진행했다. 수업 이후 5~10명이 네이버 취업과 연계됐고 나머지 학생들은 현지 기업에 취업했다.

신한DS 역시 현지 베트남 오피스에 IT 전공자 50명을 모아 12주 교육 과정을 마쳤다. 3주에 한 번씩 수업평가를 진행하고 회사 측이 내준 과제를 수행했다. 수업 이후 전원 신한DS에 취업했다.

B2B 사업은 확장성도 지니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개발자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국내에 위치한 한국 기업에도 개발자를 수급하는 형태로 키울지 고민하고 있다.

나 COO는 "좋은 인재풀을 한국 기업에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며 "베트남 젊은 친구들이 영어와 한국어에 능숙하고 성실해서 함께 일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아직 출범 초창기이지만 현지에 빠르게 안착해 실적도 개선하고 있다. 그는 "현지 운영비와 매출을 따졌을 때 베트남 법인은 이제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수준"이라며 "본격적으로 B2B 교육 사업을 시작해 올해 재무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멋쟁이사자처럼은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국립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교에서 전교생 대상 IT 교육 클래스를 진행한다.

◇베트남 하노이 지점 확장, 미국 동부권 진출 준비

멋쟁이사자처럼은 해외 거점을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선 베트남 내에서도 영역을 확장한다. 호치민과 많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기업 본사가 많은 하노이로 지점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2년 전 진출한 미국 시장에서도 커뮤니티를 확장한다. 멋쟁이사자처럼은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법인을 만들고 이를 국내 법인의 모회사로 전환하는 플립(flip)을 진행했다. 현재 지배구조는 미국-한국-베트남 법인 순으로 이어진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주류는 아시아인으로 넘어왔고 그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며 "미국 내 네트워크를 결집해도 가치 있는 커뮤니티가 되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미국 법인은 과거 멋쟁이사자처럼과 마찬가지로 비영리 모델로 우선 만들었다. 서부권 대학 13개에서 IT 창업 동아리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동부권으로 확장해 하버드, 스탠포드 등 30~35개 대학이 참여하고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연합 동아리로 키울 예정이다.

나 COO는 "오는 9월 해커톤 겸 데모데이를 열어 창업팀을 만들고 투자까지 연계하는 게 목표"라며 "미국에서는 당분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브랜딩을 쌓는 데 집중하고 추후에 영리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나 COO는 카드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치동에서 학원 정보를 교류하는 플랫폼 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이두희 대표를 만나 2018년 멋쟁이사자처럼을 공동 창업했다. 이 대표는 대외 활동에 집중하고 나 COO는 내부 살림을 도맡고 있다.

작년부터는 현대카드와 멋쟁이사자처럼의 합작법인 모던라이언의 COO라는 직함도 추가했다. 모던라이언은 컬쳐 블록체인 팀으로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월렛 서비스 등 다양한 NFT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올 들어서는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의 CEO도 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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