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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아쉬운 CB 상환자회사 대여금 조기 회수해 유동성 확보, 금융권 단기차입도 증액

김형락 기자공개 2023-05-31 07:34:02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08: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환사채(CB) 상환 리스크를 무사히 넘겼다. 자회사 유동성까지 끌어와 기한 이익 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CB를 갚았다. 롯데케미칼로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CB 투자자를 붙잡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상환 이후에는 금융권에서 단기 차입을 일으키며 유동성을 보강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1분기 1회차 사모 CB 투자자에게 1460억원을 만기 전에 상환했다. 지난 3월 최대주주가 허재명 전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에서 롯데케미칼로 변경돼 EOD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상환 잔액은 40억원이다.

CB 상환은 예정에 없던 자금 유출이다. CB 만기는 2026년 12월이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일진머티리얼즈 시절인 2021년 11월 1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물량이다. 미래에셋증권이 1400억원(고유 투자분 3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100억원을 투자했다.


◇ 투자금 상환·영업활동현금 유출까지 겹쳐 현금성 자산 감소

EOD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발행사와 투자자가 협의하면 투자금을 즉시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게는 상환하지 않고 투자자를 붙잡아 두는 게 최선의 선택지였다. 1회차 CB 이자율은 0%였다.

CB 투자자들은 인수·합병(M&A) 이후 전환청구권 행사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환을 청구했다. 전환 청구권 행사 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였다. 투자자들이 향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가 전환가액(14만9000원)을 상회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상환 요청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최대주주 변경일(지난 3월 14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종가(6만2100원)는 전환가액에 미달했다. 전환가액도 이미 최저 기준에 도달한 상태였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급하게 상환자금을 만들어야 했다. 기존 유동성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968억원(금융기관 예치금 포함)이었다. 본업에서도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90억원이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자회사에서 현금을 끌어왔다. 자회사로 나간 대여금 557억원을 조기에 회수했다. 롯데이엠글로벌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대여해 준 300억원(이자율 4.6%), 롯데테크디앤디에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대여한 251억원(이자율 4.6%)을 회수했다. 롯데이이엠글로벌 대여금 만기는 오는 11월, 롯데테크디엔디 대여금 만기는 오는 6월까지였다.

일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정리한 자금(271억원)도 CB 상환에 투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3월 허 전 사장에게 일진제강 잔여 주식을 215억원, 일진디스플레이 잔여 주식을 56억원에 처분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투자활동현금흐름(796억원)은 사실상 CB 상환에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활동이었다. 부족한 상환자금은 기존 유동성을 투입해 메웠다. 지난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503억원 감소한 465억원이다.

◇ 운영자금 대출 실행 예정, 증설 자금 롯데케미칼 지원 없이 마련해야

CB 상환 이후에는 금융권 단기차입금을 늘려 유동성을 유입시킬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금융기관 단기차입금을 1000억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운영자금이 필요할 때 한도 내에서 대출을 일으킬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7년까지 순차 증설 계획을 잡아 뒀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2021년 4만톤 수준인 전지박 생산능력을 2027년 22만5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운영자금뿐만 아니라 증설 계획에 따른 시설투자금 집행 능력도 갖춰나가야 한다.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인수금융 차입(1조3000억원)을 일으켰다. 유상증자 대금 일부(6000억원)와 내부 보유 현금(6400억원)도 인수자금으로 썼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IR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추가 자금 투입은 없다고 못 박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보유 현금과 미래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자본적지출(CAPEX)을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추가 차입을 감당할 수 있는 재무 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514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7%, 부채비율은 22%다.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696억원, 부채비율은 21% 수준이다.

지난해 스페인 법인(LOTTE EM SPAIN EUROPE S.L.)은 증설 부지를 확보했다. 내년 가동이 목표다. 생산능력은 5만톤 수준이다. 미국에도 투자 계획도 가동 중이다. 지난해까지 부지를 탐색하는 단계였다. 가동 시점은 2025년, 목표 생산능력 2만톤이다. 말레이시아 법인([LOTTE EM MALAYSIA SDN. BHD.)은 4만톤에서 13만5000톤(2027년 기준)까지 생산능력을 늘려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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