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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플로우 빅딜 선언' 메드트로닉 주가는 왜 내리나 '美 현지 인슐린펌프 사업' 비주력자산 평가… '인슐렛 대비 열위' 인식 극복도 과제

최은수 기자공개 2023-05-31 10:34:5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슐린 펌프 회사 이오플로우를 인수키로 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 거래규모는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최소 9000억원에서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빅딜 선언 이후 메드트로닉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여 시장의 이목을 끈다.

메드트로닉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업체다. 다만 이번 인수가 인슐린 펌프로 시가총액 27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인슐렛의 '대항마'격을 확보하는 목적이란 데 초점이 쏠린다. 이오플로우를 통해 확보할 사업 성장 전망이 한화 12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구성하는 거대 헬스케어 그룹 포트폴리오에 대비하면 가볍단 대외 평가가 나온다.

◇'한화 1조' 딜 발표 이후 오히려 시총 6조 증발… '비주력자산 투자' 평가

메드트로닉은 25일(현지시간) 주당 3만원에 이오플로우의 모든 상장 지분을 인수하는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다. 창업주인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핵심 인력으로 분류되는 루이스 말레이브 미국 지사장 등이 보유한 지분, 소액주주 지분 전량을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인수가 3만원, 약 2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한 거래규모는 7억3800만 달러다.

원화 기준 1조원에 육박하는 빅딜을 발표한 셈이다. 다만 공개매수 사실을 공개한 직후 메드트로닉 주가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메드트로닉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알린 직후였는데도 이오플로우 M&A 발표 이후를 기점으로 시가총액이 약 6조원 증발했다.


메드트로닉의 이번 이오플로우 베팅은 인수 규모(약 1조원)를 놓고 보면 글로벌 기준으로도 작은 수준이 아니다. 그러나 투자를 선언한 주체가 메드트로닉이라는 점, 그리고 메드트로닉의 사업 부문 가운데 인슐린 펌프가 차지할 수 있는 비중 자체가 낮은 점이 이번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수기업의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가 강력하다보니 이번 딜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오플로우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을 웨어러블 형태롤 주기적으로 공급하는 '이오패치'를 개발했다. '인슐린 펌프'라는 자체 기술력을 활용했고 자체 생산기지도 구축했다.

하지만 메드트로닉이 그간 헬스케어 영역에서 쌓아온 아성에 비하면 이오플로우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메드트로닉은 심혈관 진단 및 최소침습사업부, 재건치료 사업부 등 의료기기 전반에 걸친 사업 부문을 갖췄다.

글로벌 헬스케어 영역에선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9만 명 이상의 임직원을 확보한 글로벌 그룹으로 시가총액은 1100억달러(한화 130조원)을 상회한다.

◇"글로벌 넘버원 헬스케어의 '대항마' 전략" 인식 극복 과제로

특히 웨어러블 시장에 이미 최강자 지위를 가진 경쟁사가 있는 점도 시장에서 이번 딜의 평가를 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인슐린 펌프 웨어러블 시장은 미국 기업 인슐렛이라는 회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인슐렛과 대비하면 약 15년 정도 늦은 후발주자다. 그간 적극적인 R&D를 통해 인슐렛과 기술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 차세대 제품으로 손꼽히는 7일용 3ml 약물 저장고의 기술로 앞서나가겠다는 포부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인공췌장 솔루션 부문에선 인슐렛 뒤를 맹렬히 추격하는 등 가능성을 엿보고 있기도 하다.

기술력으로 시장 열위를 넘어서려는 상황에 세계 최대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을 사업 우군으로 맞은 것은 이오플로우에 있어선 호재일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의료 시장이 독점 체제를 깨기가 어렵고 세계 최대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가 결과적으로 대항마 사업을 벌이게 됐다는 시장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메드트로닉과 이오플로우가 명료한 사업 비전을 공개하는 게 시장의 박한 인식을 깨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로선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의 핵심 제품 이오패치(EOPatch®)를 자사의 차세대 센서와 식사 감지 기술(Medtronic Meal Detection TechnologyTM) 알고리즘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업체들의 딜을 살펴봤을 때 조단위 M&A면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미국 현지 시장에선 이번 메드트로닉의 투자가 비주력자산에 힘을 쏟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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