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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재무 점검]강원랜드, 2.6조 유보금 쌓아두는 이유는②2026년까지 차입 없이 투자 집행 예정, 잔여 자금 활용 방안은 미공개

김형락 기자공개 2023-06-05 09:36:26

[편집자주]

공기업의 수익 악화, 부채 증가는 정부의 잠재적인 재정 부담 요소다. 손실이 누적됐을 땐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결국 공기업의 대주주인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공기업들은 각자 재무 위험 요인을 파악해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재무 관리 방안을 수립해 두고 있다. THE CFO는 주요 공기업들의 재무 현안과 이를 풀어갈 인물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16:0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랜드의 오랜 고민 중 하나는 카지노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 탈피다. 비카지노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전략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투자 재원은 넉넉하다. 유보금을 2조원 넘게 쌓아뒀다. 보수적 재무정책 덕분에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지난 1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보유 중인 금융자산이 2조5829억원(현금성 자산 포함)이다. 금융자산이 자산총계(4조2138억원) 중 61%를 차지한다. 각각 △비유동금융자산이 1조6587억원 △유동금융자산이 8238억원 △현금성 자산이 1004억원이다. 유보금을 주로 만기 1년 이상 금융상품(집합투자증권 등)으로 굴리고 있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부문에서 창출한 이익을 유보금으로 비축해 뒀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7~2019년에는 연결 기준으로 매년 3000억~5000억원 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했다. 해당 기간 설비 투자와 배당금을 지급하고도 잉여현금흐름(FCF)으로 평균 1275억원이 발생했다.


코로나 유행 첫해인 2020년에만 FCF가 마이너스(-) 8971억원이었다. 그해 카지노 일반 영업장이 223일 휴업하며 당기순손실(2759억원)이 발생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지 못했다. 유보금을 운영자금으로 끌어다 쓰며 2019년 말 2조7996억원이었던 금융자산이 2020년 말 1조9191억원으로 8804억원 줄었다. 2021년부터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면서 다시 금융자산이 늘었다.

◇ 카지노 내국인 입장 2045년까지 허용, 비카지노 부문 확장 재원 필요

강원랜드는 카지노 외 분야로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유보금을 축적해 왔다. 강원랜드는 한시적으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카지노다. 국내 17개 카지노 중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곳은 강원랜드뿐이다. 나머지 16곳은 외국인 출입 전용 카지노다.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45년 12월까지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다. 2021년 법이 개정되면서 2025년 12월까지였던 법 적용 시한이 연장됐다. 적용 시한 이후에는 폐광지역 경제 진흥 효과 등을 평가해 법 존속 여부를 결정한다.

지금처럼 카지노 부문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로는 특별법 일몰 이후 사업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 지난해 카지노 부문 매출 비중은 87%(1조1100억원)이다. 나머지 13%(1607억원)는 하이원리조트 등에서 발생한 비카지노 부문 매출이다.


강원랜드는 점차 비카지노 부문 외형을 키우는 사업다각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을 수립하며 2026년 리조트·신사업 매출 목표를 2048억원으로 설정했다. 2030년에는 비카지노 부문 매출을 3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카지노 부문 매출을 키울 신사업 방향은 한 차례 바뀌었다. 2020에는 향후 4년 동안 △슬롯머신 제조(92억원) △공연 시설 운영(74억원) △여행사(70억원)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2021년에는 신사업을 전면 재편해 2025년까지 슬롯머신 제조(114억원) 외에 △마운틴아케이드(144억원) △넥스트 팜(114억원) △네스트하우스(62억원) △운암정 부띠끄호텔(12억원)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동일한 투자 분야에 2026년까지 총 63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 순현금 기조 유지하는 보수적 재무정책

신사업 분야 투자 비중은 크지 않은 편이다. 2022~2026년 전체 투자계획(4878억원) 중 53%(2566억원)는 리조트 리노베이션, 카지노 영업장 리모델링 등 기존 사업에 할애했다. 신성장 사업 비중은 15%(714억원)로 지원시설 투자(826억원)보다도 적게 잡았다.


강원랜드의 보수적인 재무정책이 투자 계획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랜드는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45억원에 불과하다.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순현금 상태다. 무분별한 사업 추진과 사업비 증액을 방지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부채비율은 23%다.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22~23%로 유지할 방침이다.

강원랜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유보금만으로도 2026년까지 투자 계획을 소화할 수 있다. 향후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거두면서 FCF가 발생하면 유보금이 다시 쌓일 수 있다. 투자 계획 못지않게 잔여 유보금을 관리하는 것도 주요 재무 전략 중 하나다.

강원랜드는 2020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서 중장기 재무 계획에 내부 유보금 활용방안이 담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발표한 2022~2026년 중장기 재무 관리 계획에서는 구체적인 유보금 활용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강원랜드는 유보금을 금융자산에 넣어두고 금융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금융수익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280억원이다. 지난 1분기 금융수익 전년 동기 대비 857% 증가한 849억원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리조트 경쟁력 강화,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위한 투자와 지속 성장을 위해 유보금 활용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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