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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 유동성 타임라인]SK하이닉스, 차입구조 장기화에서 찾는 유동성 부담 해법②부채비율 70%, 차입금비율 50% 육박…5년 이상 SLB 등으로 자금조달

이민우 기자공개 2023-06-07 15:27:31

[편집자주]

반도체 산업은 꾸준히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며 성장해 왔다. 업황의 등락 속에서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상당한 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반도체 기업에게 유동성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올해 역대 최악의 실적이라는 평가 속에서 이들은 생존과 미래를 위해 철저한 유동성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황 변화에 대응해 온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유동성 관리 상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 중인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불황 여파로 재무상태에 직접적인 여파를 맞고 있다. 영업손실 확대 등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데다, 부채·차입금비율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상환부담이 커진 탓이다. 2019년 불황기와 비교해도 유동성 지표 측면에서 악화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특히 1년내 만기 도래를 앞둔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과제로 자리 잡았다. 조달 숨통을 트이는 것이 중요했다. 현금 보유량이 많지 않았던 SK하이닉스는 회사채 발행 등 추가 차입 확대로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며 단기유동성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부채비율 70%까지 치솟아, 총차입 2019년 대비 3배 많은 28조원

올해 1분기 연결기준 SK하이닉스의 부채는 43조원, 자본총계는 61조원으로 이에 기반한 부채비율은 71%다. 70%를 넘는 부채비율은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2차례의 반도체 호불황 싸이클 중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와 올해처럼 불황기로 분류되는 2019년 당시의 부채비율은 35% 수준이다. 당시 S매출액이 2018년 대비 33.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업황 불안이 이번처럼 재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던 셈이다.

SK하이닉스의 부채비율 증가의 원인 중 하나는 총차입금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 2019년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리스부채를 제외한 SK하이닉스의 총차입금(장단기차입금, 사채 등) 규모는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2017년 4조원 규모였던 액수가 2019년 불황기를 거치며 10조원으로 뛰었다.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5조원 가까이 총차입금 규모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8조8000억원까지 도달했다. 차입금비율 역시 같은 기간 28%에서 47%로 급등했다.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순차입금 비율은 37.08%이다.

더 큰 문제는 상환 시점이 다가오는 1년 이하 단기차입금의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만기 1년 이하 차입금 규모는 8조2000억원 이상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싸이클 중 첫 호황기에 해당하는 2016~2018년 당시 같은 항목의 평균 값은 1조원 정도였다. 4~5년 사이 8배나 증가한 셈이다. 2019년의 3조원 규모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많다.

◇차입금 상환 부담, 회사채 발행 등 차입구조 장기화로 틀어막기

SK하이닉스는 우선적으로 감산과 투자 집행을 줄여 중장기적으로 차입금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단기차입금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상환 부담이 존재하는데다, 현재 보유 중인 1분기 기준 자체 현금 보유량으로도 부족해 대응책이 필요했다. SK하이닉스가 선택한 방법은 차입구조의 장기화다.

우선 올해 초 2번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달러채로 3조3000억원과 국내 조달로 1조4000억원, 총 4조7000억원 상당 자금을 조달했다. 이어 4월에는 싱가포르 시장을 통해 2조4000억원에 가까운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지금까지 약 7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 등 장기차입 확대는 중장기적인 재무 부담을 늘린 대신, 단기유동성 개선에는 도움이 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만 각각 2조원, 3조40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1년 이하 만기 상환 단기차입금 규모도 크다. 장기차입 확대를 제외하면 고려할 다른 선택지가 딱히 없었던 셈이다. 중장기 재무 안정성을 담보한 대가로 SK하이닉스는 차입구조 장기화에 성공해 당장의 유동성 문제는 한시름 놓았다.


올해 초 발행한 3조3000억원 규모 해외발행 사채 중 1조3000억원은 5년 만기의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이다. 다른 1조원 규모 자금은 10년 만기의 그린본드로 조달됐다. 그린본드는 ESG 채권의 일종으로 친환경 사업에 한하여 투자가 가능하지만, 가능 목록에 에너지 효율화 등 CAPEX에 일정 부분 할애할 수 있는 항목도 존재한다.

1조4000억원에 가까운 국내 회사채는 7년물과 10년물 등이 각각 1000억원, 8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5년물에는 7800억원으로 상당한 수요가 집중됐다. 5년 이상의 중장기 만기 시한을 가진 자금을 1조원 가까이 들여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기존 단기차입금 중 3조원 이상을 5년 이상 중장기차입금으로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시장의 고금리 기조로 이자비용 부담은 늘어나게 됐다. SK하이닉스가 발행한 이번 3~10년물 회사채의 금리는 3.825%~4.903%다. 5년물의 경우 4.266%로 이자율을 잡았는데, 이는 지난 2018년 발행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제218회와 219회 회사채 5년물의 2~3% 수준 이자율보다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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