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은 올들어 펀딩, 투자, 회수 활동에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줄고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도 호황을 맞았던 2021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로 펀딩, 회수 시장이 얼어 붙은 영향도 있다.하지만 해외 VC들은 오히려 우리나라 벤처투자 시장에 관심을 더욱 키우는 분위기다. 올들어 눈에 띄는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모태펀드가 글로벌펀드 해외 위탁운용사(GP)로 선정한 쿠르마파트너스도 그중 하나다. 유럽 최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유라지오그룹 계열 VC이자 바이오 전문 투자사다. 국내 바이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오히려 투자적기로 보고 대상기업을 물색 중이다. 쿠르마파트너스의 대표 파트너들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꽤나 높이 평가하고 있다.
바이오 섹터 외에도 이처럼 평가하는 해외 VC들이 상당히 많다. 해외 지사를 둔 대형 VC 관계자는 "해외 VC나 LP들은 우리나라에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 혹은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세일즈를 비롯해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 미비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의 벤처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사 중 한 곳은 해외 LP를 모집해 우리나라 벤처조합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LP 입장에서 직접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재간접펀드를 만들어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셈이다. K-벤처에 대한 투자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알토스벤처스의 사례도 해외 VC를 유인하기에 충분했다. 미국계 VC로 국내에서 배달의민족, 크래프톤, 당근마켓, 직방, 토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벤처기업들을 발굴해 투자 성과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민간 LP 위주로 구성된 한국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국내 VC들의 확장 본능도 해외 VC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형 VC들은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미국 등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남아나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LP 저변을 넓히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더불어 이같은 활동을 통해 해외 VC나 LP들에게 K-벤처를 알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VC의 신규 투자액은 2조2041억원으로 2022년 상반기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피투자기업도 1101개로 전년 동기 대비 300개 넘게 줄었다. 드라마틱한 시장 환경의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와중에 해외 VC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나아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마중물로서의 역할도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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