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직장인 점심 풍경 바꾼 식신 "K-식권 해외에서도"안병익 식신 창업자, "국내시장 본격 개화"…삼성·CJ·포스코그룹 등 대기업 고객사 선점
성상우 기자공개 2023-09-22 11:08:1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평일 점심시간 종로 인근의 식당가. 식사를 마친 서너명의 직장인 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프런트로 향한다. 계산을 하러 나온 이들은 신용카드를 꺼내지 않고 각자 휴대폰 화면을 점원에게 보여준다. 화면을 본 점원은 결제가 끝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최근 광화문·종로 인근을 비롯해 테헤란로, 여의도 일대 식당가에서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다. 직장인들이 본인 소유 신용카드나 법인카드, 종이 식권이 아닌 모바일 식권으로 식사 비용을 결제하는 모습이다. 결제 과정 자체도 간편하고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기업 식대 장부가 자동으로 앱 내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풍경을 이렇게 바꿔놓은 이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 업체 식신의 창업자 안병익 대표다. 국내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가진 모바일 식권 업체는 3곳이 있지만 그 중 식신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코스닥 특례상장을 앞둔 국내 모바일 식권 1위 업체를 두고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공모 밸류로 약 1200억원선을 협의 중이다. 푸드테크업종 최초의 특례상장 사례를 앞두고 시장의 주목도도 상당하다.

◇'포인트아이' 매각 후 두번째 창업…"국내 모바일식권 이제부터 본격 개화"
안 대표는 최근 더벨과 만난 자리에서 “모바일 식권 서비스가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국내 식권 시장은 이제부터 비로소 열리는 것이라 본다”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도 무궁무진한 사업기회가 있다”고 입을 뗐다.
안 대표는 13년 전인 2010년에 식신을 창업했다. ‘위치 찾기’와 ‘지도 길찾기’ 등 위치기반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포인트아이’로 창업과 엑시트를 이미 한 차례 경험하고 난 뒤 두 번째 창업이었다.
식신 초창기부터 모바일 식권 사업을 한 건 아니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젊은 층이 SNS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위치기반 체크인 서비스 ‘시온(SeeOn)'이 당시 아이템이었다.
시온이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후속 아이템에 대한 힌트는 줬다. 이용자들이 체크인하는 장소 중 ‘핫플레이스’가 대부분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맛집’에 관심을 갖고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 게 현재 식신의 ‘맛집 추천’ 서비스 모태다.
식당 데이터베이스 확보에 집중하다가 우연히 서울 주요 업무 지구 내에 있는 식당들의 특징을 발견했다. 식당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종이 식권을 지급하면 식당 주인들이 이를 장부에 기재하는 장면이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각종 모바일 플랫폼이 쏟아지던 시기에 비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느꼈다. 안 대표는 이 종이식권들을 모바일화시키면 사업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즉시 개발에 들어간 뒤 이듬해(2015년)에 식신 ‘e식권’을 공식 런칭했다.
영업·마케팅은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비슷하게 출발한 모바일 식권 업체들이 두 곳 더 있었지만 고객사 네트워크 확보 속도는 식신이 가장 빨랐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을 비롯해 F&B 계열 회사들이 많은 CJ그룹 계열사와 테헤란로 직장인 유동인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포스코그룹 소속 임직원들을 '식신 e식권' 이용자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다수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과 공기업, 공공기관이 고객사가 됐다. 현재 고객사는 880여곳이며 이곳에서 식신의 식권을 사용하는 임직원은 23만명이다.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식권 가맹점은 전국 5만여곳이다. 국내 모바일 식권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주요 업체 3곳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모바일 식권 시장의 개화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될 것이란 예측은 식신의 실적 수치로 나타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난해 식신의 거래액이 약 800억원이었는데 올해 예상 거래액은 1500억원 규모가 될 듯 하다”며 “월간 기준으론 지난 5월 흑자 전환한 뒤 연속 흑자를 내고 있으며 올해 말엔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장 통해 서비스 신뢰성 확보…베트남 비롯 해외사업도 스타트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앞두고 상장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는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다. 안 대표는 “기업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삼는 우리 사업 특성상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업을 키우면서 신뢰성도 함께 확보하는 길이 상장이다. 상장과 맞물려 모바일 식권 사업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고 해외 사업도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해외 사업의 첫 번째 공략지로 삼은 곳은 베트남이다. 식신의 기존 고객사인 국내 모 대기업 그룹사의 현지 법인 네트워크가 크게 구축돼 있는 곳이다. 현지 법인에 주재원으로 나가있는 한국인 직원들과 해당 회사에 근무하는 현지인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식권을 만들어 시범적으로 운영해 본 뒤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등 국내 대기업들의 현지 캠퍼스가 크게 조성돼있는 곳들이 우선 공략 시장이다. 이들 국가들이 모두 로컬 모바일 식권 업체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현지화 작업만 잘 이뤄지면 사실상 무주공산 시장인 셈이다.
안 대표는 “해외 사업과 함께 국내 기업들의 구내식당에 우리 FS솔루션을 까는 것도 상장 이후 주요 과제”라며 “거래액 규모 30조원 가까이 되는 국내 식대 시장 중 10조원 이상을 점유하는 게 중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율호머티리얼즈, 아쿠아메탈스·한양대연구소 MOU 체결
- [Company Watch]잘 나가던 인텔리안테크, 돌연 수익성 '주춤'
-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매출 300억 약속한 라온텍, 3분기 누적 '70억' 불과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지분 11%'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지배력 높일 묘수는
- [스팩 합병 디스카운트 점검]'시총 30%' 뛴 엑스게이트, 400억 매출목표 달성 '글쎄'
- 로우카본 “한국 특성 고려한 DACCS 기술 필요”
- [K-CDMO 전략 분석]빅파마 도약 열쇠 '유한화학'…차별화 핵심 고부가 신약
- [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논란 중심서 백의종군 외치는 김정호, 카카오 쇄신 가능할까
- [통신사 UAM 고도화]LG유플러스, 범LG·GS 파트너십 끈끈…AAM 넘본다
- 멤브레인 공들인 시노펙스, 방교사업장 국제인증 '잭팟'
성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잘 나가던 인텔리안테크, 돌연 수익성 '주춤'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지분 11%'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지배력 높일 묘수는
- 메가터치, 차세대 2차전지 정부사업 예타 통과 '호재'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상장 후 적자전환' 솔트룩스, M&A '승부수'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자발적 락업’ 신청한 스코넥 FI, 엑시트 타이밍 '언제'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스코넥엔터테인먼트, 유행 지난 VR 신세 전락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전기차 유망주' 이지트로닉스, 밸류 적용한 실적 전망치 '하회'
- [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이지트로닉스, 예정된 오버행 현실화 '주가하락 직격탄'
- [세진중공업 윤지원 체제 2년]경영자 역량 평가 시험대 M&A 시너지는 '아직'
- 디딤이앤에프 직원 협의체 성명서 "현 경영진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