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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리츠 정책 어젠다]'반년 걸리는 유증', 발행가액 산정 간소화 필요④국토부 인가 포함 최대 6개월 소요, 주가 하락·자금조달 리스크 걸림돌

정지원 기자공개 2024-05-31 08:06:04

[편집자주]

국내 리츠 시장은 성장의 필연성과 당위성에 비해 더딘 속도로 크고 있다. 각종 규제가 중첩되면서 투자 활동을 저해하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서 바라는 제도 개선안 역시 대개 부동산투자회사법 외 다른 법·제도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더벨이 상장리츠가 마주한 문제들을 바탕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선 사항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츠는 이익의 90%를 배당해야 해 성장을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로부터 변경인가를 받아야 하는 절차까지 포함하면 일반 기업에 비해 유상증자 기간이 더욱 길어진다. 그 기간 주가 낙폭도 함께 커지는 문제가 있다."

한 상장리츠 IR 담당자의 설명이다. 현재는 리츠 유상증자에 최대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를 받는데 2~3개월, 발행가액을 산정하는데 또 2~3개월이 소요되는 영향이다. 리츠는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지만 일반 기업과 비슷하게 유상증자 이벤트 발생만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리츠의 특성을 반영한 유상증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는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유상증자 기간 내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주 유통일까지 10% 안팎 주가 하락

지난해 하반기에는 3개 상장리츠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SK리츠운용의 SK리츠가 7월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가 각각 10월과 11월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상증자 절차를 시작했다. 신주 유통개시일까지 두세달 정도 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SK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는 일반 기업들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공모증자로 자금을 모았다. 기존 주주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증서가 주식시장에서 5일간 거래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SK리츠는 10월에, 미래에셋맵스리츠는 해를 넘겨 2월에 유상증자가 마무리됐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경우 주주우선 공모증자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신주인수권증서를 상장하지 않기 때문에 유상증자 기간이 단축되는 장점을 갖는다. 덕분에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SK리츠와 미래에셋맵스리츠보다 10~20일 정도 기간을 줄여 두 달 만에 공모를 마쳤다.

유상증자 기간 동안 세 리츠 주가는 모두 평균 10% 안팎으로 하락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과 신주 유통개시일 종가를 기준으로 하락폭을 계산한 결과 SK리츠는 14.4%,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17.9%, 미래에셋맵스리츠는 9.8% 떨어졌다.

SK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금리 불확실성이 가장 컸을 때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또 유상증자 규모나 시가총액 대비 비중이 커 10% 이상 주가가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경우엔 주주우선 공모증자 방식을 택했지만 유상증자 기간 단축으로 주가 하락을 최소화하는 등 유의미한 효과는 얻지 못했다.


◇유상증자 AUM 확대에 '필수불가결' 요소

상장리츠의 유상증자는 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를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재원을 남겨 놓는 게 불가능하다. 대출에도 한계가 있어 신규 자산을 편입하고 운용자산(AUM)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물론 유상증자의 단기적 악영향도 있다. 하지만 AUM 확대로 인한 장기적 이점은 분명하다.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수 있어 금리나 임대차 등에서 각종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다. 신용평가 등급이 상향 조정돼 조달금리도 떨어지게 된다. 유상증자 후엔 유통주식 수가 많아져 주가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은 상장리츠의 유상증자도 일반 기업의 유상증자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반 기업은 자본 투자 후 주주환원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리츠는 신규 편입하는 자산에서 즉각적인 임대 수익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리츠 역시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면 주주가치 훼손 우려로 주가가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상장리츠의 유상증자는 일반 기업보다 호흡이 길어 주가 낙폭이 더욱 컸다.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리츠는 유상증자를 하기 전에 변경인가를 받아야 한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도 2~3개월의 시간이 추가 투입된다. 이 때부터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지고 주가가 출렁이기 시작하는 양상을 보였다.

◇발행가액 산정시 예외 허용 필요

업계는 리츠의 유상증자 기간을 단축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발행가액 산정에서 예외 허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발행가액 산정 절차를 간소화하면 유상증자 기간 내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자금조달 측면에서 불확실성도 덜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츠는 통상 신규 자산 편입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회사채 발행이나 브릿지론 등을 통해 먼저 자산을 담은 상태더라도 이후에 차환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다. 두 경우 모두 투자 예정 자산 가격이나 차환 액수가 정해져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종 목표 자금 조달 금액을 채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2차 발행가액이 결정될 때까지 리츠 주가가 계속 떨어졌던 영향이다. 모자란 금액은 대부분 예비비로 충당해 왔다.

유상증자 관련 절차는 상법, 자통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등에 명시돼 있다. 해당 법제도들에서 상장리츠 유상증자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거나 상법의 특별법에 속하는 부투법 등에서 리츠 유상증자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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