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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성공기]제네시스를 알린 몇 가지 장면⑤초창기 초대형 광고 통한 매스 마케팅…골프 후원은 꾸준히

조은아 기자공개 2024-06-12 08:25:29

[편집자주]

2015년 11월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6년 만에 국내 공식 무대에 등장해 제네시스 출범을 직접 알렸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가성비'로 통하던 현대차의 승부수였다.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기우에 그쳤다. 안방을 넘어 해외에서도 점차 존재감을 키우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벨이 제네시스가 시장에 안착한 요인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0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처음 제네시스를 별도 브랜드로 만들어 고급차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자동차 전문가를 비롯한 업계 대다수는 "그럴 때가 됐다"며 응원을 보냈다. 문제는 다음. 브랜드를 알리고 또 고급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건 디자인 차별화나 상품성 제고만으로는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

제네시스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빼놓을 수 없는 몇 가지 장면들이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을 공략했던 만큼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를 놓치지 않았다. 고급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공식석상에서 자주 서지 않는 정의선 회장이지만 1년에 한두 번씩 골프대회에서 정 회장을 찾아볼 수 있다.

◇가격→기능→감성…시의적절하게 매스 마케팅 활용

"벤츠 S클래스처럼 넓지만 C클래스의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BMW 7시리즈만큼 넓지만 3시리즈 정도의 가격, 375마력의 제네시스를 소개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슈퍼볼 광고의 단골로 꼽힌다. 시작은 2008년, 아직 브랜드가 되기 전 1세대 제네시스 광고였다. 현대차는 당시 슈퍼볼 광고 1편에선 벤츠를, 2편에선 BMW를 겨냥하며 이른바 '가성비'를 강조했다. 벤츠나 BMW 못지않은 고급차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누리라는 메시지를 도발적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8년 뒤. 제네시스가 브랜드로 독립한 직후인 2016년 제네시스 G80 광고는 미국 종합일간지 USA투데이가 뽑은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USA투데이는 1989년부터 매년 슈퍼볼 광고 선호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 발표에서 자동차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한 것도, 비(非) 미국계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한 것도 최초였다.

당시 광고엔 제네시스의 차량 추적 기능으로 딸의 첫 데이트를 지켜보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다. 자연스럽게 제네시스 브랜드를 노출하면서 기능을 강조했다.

초창기 광고가 가성비와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광고는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감성을 담았다. 2020년 GV80의 슈퍼볼 광고에선 젊고 활력이 넘치는 '영 럭셔리(Young Luxury)'를 강조하며 '인생 첫 고급차’라는 이미지를 담았다.

슈퍼볼은 전세계 1억명 이상의 시청자에게 생중계되는 미국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이자 세계 최대의 광고 이벤트다. "슈퍼볼보다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제네시스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슈퍼볼 광고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대중에게 어느 정도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6년 선보인 제네시스 슈퍼볼 광고의 한 장면
◇'골프에 진심'…정의선 회장도 챙긴다

2021년 2월 타이거 우즈의 교통사고는 아이러니하게도 제네시스의 전환점이 된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기간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던 우즈는 제네시스가 제공한 GV80을 운전하다 큰 사고를 냈다. 차량이 크게 파손됐지만 우즈는 구조 당시 대화가 가능했다. 우즈의 사고를 조사한 LA 경찰 측은 "자동차의 성능은 어느 때보다 안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안전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이 사건은 제네시스 판매량에 정말 영향을 미쳤을까. 원인을 100% 사고로 돌릴 수는 없지만 GV80의 미국 판매량이 2021년 크게 늘어난 것만큼은 사실이다. GV80은 2020년 11월 미국에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2020년 1517대 팔리는 데 그쳤으나 이듬해 판매량은 2만316대로 급증했다.

사고를 홍보에 이용할 수 없다는 정의선 회장의 방침에 따라 현대차에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이지만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네시스의 골프 사랑은 현대차그룹에서도 유명하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골프라는 종목이 갖는 상호 존중, 품격, 혁신성은 제네시스가 중시하는 가치와 상통한다"며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네시스는 2016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의 협업으로 ‘제네시스 포인트’를 도입했다. 시즌 종료 후 포인트 합산 상위 10명에게 총 3억원의 상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인데 올해부턴 상금을 5억원으로 늘렸다. 2017년부터는 8년 연속으로 제네시스 챔피언십도 개최하고 있다.

특히 남자 골프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와 관련해 2021년 "남자 골프는 여자 골프만큼 대중에게 크게 지원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런 점을 고민하다 남자 골프 후원을 결정해 지속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2월 13일(현지시각) 미국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제이 모나한 당시 PGA투어 커미셔너 , 타이거 우즈,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당시 제네시스사업부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현대차, PGA투어, 타이거 우즈 재단은 제네시스 오픈 대회를 '오픈'에서 '인비테이셔널' 대회 수준으로 격상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해외에서는 2016년 미국에서 매년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퍼연맹(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서며 '제네시스 오픈(Genesis Open)'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타이거우즈재단이 주관하며 2020년부터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로 승격됐다. 정의선 회장과 우즈도 이를 계기로 친분을 쌓아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고가 난 이듬해 두 사람이 만났는데 우즈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식사를 대접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인비테이셔널은 최고 골퍼로 꼽히는 우즈(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잭 니클라우스(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선수들을 초청해 겨루는 대회다. PGA에서 딱 3개뿐이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셋 중 유일하게 현역 선수인 우즈가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위상 측면에서 역사가 훨씬 긴 다른 두 대회를 넘어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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