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첫 디폴트옵션 상품 변경…키움운용 '편출' 성과 부진 키움불리오EMP '아웃'…삼성밀당다람쥐는 확대
이돈섭 기자공개 2024-08-01 10:09:1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중은행 한 곳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처음으로 사전지정운용제도 포트폴리오 변경에 나섰다. 최근 운용성과가 부진해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떨어진 키움투자자산운용 밸런스펀드를 편출하고, 삼성자산운용 밸런스펀드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대신 신한자산운용 펀드를 선택한 점도 눈에 띈다.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사전지정운용제도 포트폴리오 중 고위험 포트폴리오2와 저위험 포트폴리오2 등 2개 포트폴리오 상품 구성을 개편해 지난 5월 말 정책당국 승인을 받았다. 두 포트폴리오 모두 2022년 12월 말 첫 승인을 받아 이듬해 1월 운용을 시작해 운용 개시 후 16개월 만에 상품 구성을 재편한 셈이다.
전 금융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43곳 중 사전지정운용제도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당국 승인까지 받은 건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부 사업자가 포트폴리오 수익률 부진을 이유로 당국 측에 구성 재편 검토를 요청키도 했지만, 당국이 사전지정운용제도 실시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점을 들어 반려했다고 전해진다.
하나은행 고위험 포트폴리오2는 당초 '키움불리오글로벌멀티에셋EMP증권자투자신탁[UH](40%)'과 '미래에셋하나1Q연금 증권자투자신탁1호'(40%),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 증권자투자신탁'(20%) 등 3개 펀드로 구성했는데, 삼성밀당EMP(70%)와 미래에셋하나1Q(30%) 비중을 조정하고 키움불리오글로벌EMP를 편출했다.
저위험 포트폴리오2의 경우 '신한빅사이클자산배분증권자투자신탁'과 교보생명GIC 3년을 각각 5대 5 비중으로 전면 개편했다. 당초 이 포트폴리오는 '미래에셋평생소득TIF혼합자산자투자신탁'과 우리은행의 3년 만기 예금을 절반씩 편입하고 있었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상품 구성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두 포트폴리오 최근 성과는 부진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고위험 포트폴리오2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2.1%. 같은 시기 1년 트랙레코드를 가진 타 사업자 고위험 포트폴리오 44개(평균 17.3%) 중 4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6개월 수익률은 11.4%로 타사 고위험 포트폴리오 81개(평균 14.9%) 중 77위에 지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포트폴리오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키움불리오글로벌EMP의 최근 수익률 부진을 지적했다. 키움불리오글로벌EMP의 최근 1년 수익률은 6.8%로 같은 포트폴리오 내 삼성밀당다람쥐EMP(23.1%)와 미래에셋하나1Q연금(12.6%) 성과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펀드가 전체 수익률을 깎아내린 셈이다.
키움불리오글로벌EMP 운용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두물머리투자자문이 최근 지배구조를 개편한 점도 향후 성과 개선의 장애물로 느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주주 이규원 씨가 모회사였던 두물머리 지분을 인수해 회사 지배력을 획득하자 업계에서는 하우스 운영 기조에 적잖은 변화가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는 국민은행,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경남은행, 광주은행, 삼성증권 등 다른 사업자는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연금 사업규모가 타행에 비해 작은 점을 감안, 운용 실력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기민하게 움직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저위험 포트폴리오2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5.9%를 기록, 비교대상 74개 포트폴리오의 같은 기간 평균 5.9% 수준과 거의 같았다. 6개월 수익률은 5.6% 수준으로 126개 타사 저위험 포트폴리오 평균치 4.7%를 상회했지만, 최근 신한빅사이클 펀드의 성과가 타 상품 대비 우수한 점에 착안해 신규 편입했다는 후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김병환 금융위원장 "환골탈태하듯 내부통제 개선"
- 페퍼저축, 연체율 상승에 수익성 방어 '난항'
- [금융사 인사코드]현대해상, 대표이사 키워드 '2명·현대건설·기업보험'
- [수협은행 차기 리더는]'영업통 CRO' 박양수 부행장, 준비된 공수겸장
- [금융권 보수 분석]'연봉 1위'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커머셜 겸임 효과
- [현대커머셜은 지금]경영분리 이후 현대카드 지분 확대…지배구조 공고히
- [금융사 인사코드]한화생명, 그룹 '믿을맨'의 장기 집권…오너 승계는?
- [금융사 인사코드]IBK캐피탈, 부행장 선임 관행 깨고 내부 승진 이어갈까
- 신한금융, '롱리스트·3개월' 개선된 자경위 프로세스
- [저축은행 위기대응 체계 점검]한투저축, 총수신 10% 예치금 운용 기조 이어간다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수위 톺아보기]크래프톤, 사외이사 RSU…보상체계도 아메리칸 스타일
- [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이사회 의안 판단근거 부족 '옥의티'
- [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견제기능 완비 속 아쉬운 '2%'
- 이사회에 연금 전문가 속속 영입…한투운용의 복심은
- [피플 & 보드]서울옥션, 유일한 사외이사의 '출석률 31%' 의미는
- [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참여율은 '발군', 소위원회 활동은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글로벌 사업가 출신 사외이사, 크래프톤 외연 확대
- [2024 이사회 평가]크래프톤 '투명·다양성' 확보…오너 참여로 의미 퇴색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주도하는 창업주 장병규, 크래프톤 최대 감점요소
- [피플 & 보드]포스코DX, SK 출신 안정옥 사외이사 역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