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주주제안 논의 없던 이사회, 강경한 신동국 "이젠 법대로"30일 한미약품그룹 정기 이사회 개최…임종훈 "대주주 연합 불통" 지적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31 13:54:41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자 연합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이튿날 한미사이언스 정기 이사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선 주주제안 안건은 다뤄지지 않았다.3자 연합이 주주제안을 한 뒤로 표 대결을 염두에 둔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현 한미사이언스 수장인 임종훈 대표는 신동국 회장의 '불통'을 지적하며 반기를 들었다. 형제를 제외한 경영권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는 송 회장은 한 발 물러난 자세를 취했다. 3자 연합의 좌장인 신 회장은 법대로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다뤄지지 않은 주주제안…임종윤 이사회 불참
한미약품그룹은 30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2024년도 2분기 결산보고 안건을 의결했다. 오전엔 한미약품, 오후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연이어 열렸다.
시장의 관심은 대주주 연합의 주주제안 안건 상정 여부에 쏠렸다. 정기 이사회 전날인 29일 신 회장과 모녀 연합이 한미사이언스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냈기 때문이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2명에서 늘리는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 3인 선임이 주요 골자다.
주주제안이 이뤄질 경우 지체없이 이사회에 안건을 올려 소집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사회에서 소집의 이유가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주주제안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이사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건 이번 이사회는 결산보고를 위한 정기 이사회로 이미 소집 통보가 끝났기 때문이다. 조만간 별도로 이사회를 열고 주주제안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정기 이사회에는 송 회장과 차남 임종훈 대표가 참석했다. 장남 임종윤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의논없는 전문경영인 선임' 불만 드러낸 차남…뒤로 물러난 모친
3자 연합이 주주제안을 공표한 뒤 표 대결을 염두에 둔 오너가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쪽은 임종훈 대표다. 그는 한미사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 회장 및 모녀 연대의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대주주 연합이 언급한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미 가동되고 있다"며 "일부 오너에 국한해 상속세 문제가 해결된 것일 뿐 아직도 오버행 이슈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경영권이 훼손되지 않고 조건이 맞는다면 역량있는 해외 투자자와 손잡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장남 임종윤 사장의 뜻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종훈 대표가 반기를 든 이면에는 신 회장의 불통에 대한 불편함이 깔려있다는 평가다.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는 신 회장이 의논없이 일방적으로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OCI그룹 통합 때와 같이 이번에도 모녀나 신동국 회장으로부터 어떠한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한 발 뒤로 물러난 모습이다. 이사회 직후 송 회장은 더벨에 "(본인은) 퇴임한 사람이라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3자 연합 가운데 지분이 가장 많은 신 회장을 주축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송 회장은 아들의 행보에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만약 3자 연합이 임종훈 대표와 함께 하지 않고 표 대결에 돌입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이 제안한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3자 연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4.06%,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포함해도 48.19%다. 우호 지분이 더 필요하다. 3월 정기 주주총회 표대결 당시에도 송 회장 측 특별관계자로 분류된 친인척 일부가 이탈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어 안정적으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임종훈 대표가 반기를 든 것에 대해 신 회장은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앞으로는 절차대로 법적 행보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신 회장은 30일 오후 더벨에 "모든 것은 법대로 진행한다는 말 외에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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