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폰이 처음 열어젖힌 스마트폰 생태계는 '혁신'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회자된다. 스마트폰 출시는 비단 사용자 편의를 개선한 걸 너머 온갖 전자기기를 핸드폰에 몰아넣는 계기가 됐다. 산업 지형도가 급변하기 시작했고 이를 둘러싼 수 많은 생태계가 개화했다.스티브 잡스가 처음 공개석상에서 손바닥만한 하얀 물체를 꺼내들 때만 해도 이런 변화를 상상이나 했을까. 혁신은 늘 현실과 멀어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특이점'을 넘어가면 그 끝을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 인류는 우리 우주의 기원을 뒷받침하는 정설 '빅뱅이론'이 유구한 만큼이나 스티브 잡스의 이름을 회자할 테다.
질병의 양대산맥이자 인류 최대 난제였던 항암 연구에선 어느새 단백질의 일종인 종양 자체를 지워버리는 기술이 나왔다. 아예 유전자 단위에서 세포를 조작해 미래 어느 순간 찾아올지 모르는 암 발병을 예방하는 접근법도 시작했다.
이 추세대로면 십수년 내 암 완전 정복에 대한 기대를 현실로 만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모든 질병 가운데 가장 많은 치료비용이 드는 암의 종언과 인류 건강의 변화. 미래를 함부로 상상하는 것조차 벅찰만큼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 앞에 찾아온다.
그러나 항암이란 거산 바로 옆에 자리한 넘버 2. 치매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범박하다. 질병당 치료비용은 항암에 이어 두 번째로 크지만 기업에 대한 인식은 예나 지금이나 바닥권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여러 국가가 치매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질병에 대한 이해도는 상당히 낮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그리고 루이소체를 구분하는 일반인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수백 수천개의 항암제 개발 기업을 꿰고 있으며 내로라하는 이들조차 전 세계에 개발 끝자락에 도달한 알츠하이머병 치료 물질을 물으면 곧잘 말문이 막힌다. 더 나아가 3상 개발 물질이 30여 개에 불과하단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국내 치매 치료제 개발 기업은 10곳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 중 가장 임상 단계가 앞선 곳은 3상을 진행 중인 아리바이오다. 그러나 아리바이오조차 국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두 번이나 넘지 못했다. 기술 우열을 떠나 몰이해와 불신으로 꽉찬 시장과 업계 인식의 단면을 나타낸다.
누군가는 여전히 미지에 더 가까운 이 시장에서 그립감을 잡는다. 그 패권 경쟁에서 K-바이오의 도태보단 건승을 바란다. 그리고 치매치료시장 생태계에도 반드시 '특이점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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