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삼성전자, 경영위원회 의미는 '경영·감독' 기능 분리[구성]②의장+5개 위원회 모두 사외이사…국적·연령 다양성은 아직 미흡
원충희 기자공개 2024-09-09 08:18:4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10: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 경영의 시발점은 구성이다. 어떤 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어떤 멤버들로 구성했는지를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의사결정의 투명성, 경영진 견제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에서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다.삼성전자는 이사회 내에 6개 위원회를 두고 운영 중인데 5군데가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경영위원회 만큼은 예외다. 이곳은 사내이사들로만 구성됐다. 여기서 해외법인 설립과 청산, 라이선스 계약과 시설투자 등이 결의된다.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경영과 감독기능을 분리 운영하기 위해서다. 이사회가 회사의 경영기구이자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기구의 지위를 겸하는 전통적인 '이사회 일원주의(One-tier board system)'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형태다.
◇6개 위원회 중 5개 위원회 전원 사외이사 구성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삼성전자의 이사회 구성 및 활동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91점으로 산출됐다.
구성 항목에선 45점 만점에 37점, 평균기준으로는 5점 만점에 4.1점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우선 2020년 3월부터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있다. 첫 번째 사외이사 의장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었으며 2022년 3월부터는 김한조 사외이사(전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가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5점을 받았다.
전체 이사 수는 11명이나 최근 경계현 사장이 사임하면서 10명으로 줄었다. 그 중 6명이 사외이사다. 효과적 토의와 활동을 위해 이사회 규모가 적정한 편(4점)이며 사외이사 비중도 전체의 60% 이상(4점)이다.
이사회 산하에는 6개 위원회가 있는데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의무 설치하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물론 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4개를 추가 운영(4점)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5개 위원회의 구성원 역시 전원 사외이사로 배정돼 있어 5점으로 평가했다. 이사회 의장인 김한조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장과 지속가능경영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서은녕 사외이사(서울대 교수)가 내부거래위원장을 맡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허은녕, 유명희, 신제윤 이사가, 보상위원회는 김한조, 김준성, 신제윤 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의 연령대를 보면 50~60대로 30~40대가 없으며 여성 사외이사가 2명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기업 운영의 경험을 가진 이도 2명 있다. 다른 국적을 가진 이는 없다. 다양성을 평가하는 4개 요소(성별, 연령, 국적, 기업 경험) 중 2개(성별, 기업 경험)만 충족해 3점으로 평가됐다.
◇이사회 사무국, 임원급 수장에 사내·외 전문가 조력 받아
이사회에 전문성과 경력, 역량이 검증된 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BSM(Board Skills Matrix)를 작성,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를 홈페이지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공개하진 않고 있어 5점 만점에 3점이 부여됐다.
또 2022년 12월 이사회 산하에 이사회사무국을 신설, 임원급 부서장과 회사의 사업활동과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경력, 글로벌 역량, 이사회 운영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춘 3명의 직원으로 구성했다. 인사(People)팀, 법무팀 등 내부 관계부서의 지원을 비롯해 외부 써치펌, 로펌 등 전문가의 조력을 받고 있다. 별도의 이사회 지원조직과 예산, 임원급 수장을 뒀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5점이 부여됐다.
삼성전자 이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경영위원회의 존재다. 이는 정관 및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의 업무집행을 집행임원 또는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에 위임하는 현재 미국 상장사 모델과 비슷하다.
미국은 1970년대 이사회가 회사의 경영기구이자 업무집행에 대한 감독기구의 지위를 일원화 된 전통적 구조에서 각종 기업형 비리사건이 발생하자 경영과 감독기능을 이원화하는 방안이 고민됐다. 때문에 오늘날에는 이사 수가 많고 다수의 사외이사가 선임돼 있는 대규모 상장사의 경우 업무집행권 뿐만 아니라 업무집행에 대한 의사결정권까지도 집행임원(또는 사내이사)에게 위임하고 이사회 자신은 경영진의 업무집행을 감시, 감독하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SK C&C, 클라우드·DX 결합으로 실적 확대 노린다
- [Red & Blue]반등 나선 한빛레이저, LG엔솔 '포드 잭팟' 수혜 기대감
- [무신사 점프업 스토리]창업주 '조만호' 경영 복귀, 조직 정비해 '리스크 관리'
- 새출발하는 두산모트롤, 사업 결합 '키맨' 권영민 사장
- 영풍 지분 빼는 '최씨 일가' 영풍정밀 재원 가능성
- LG엔솔 잇따른 수주 낭보, 목표 달성 '청신호'
- [파고 넘는 SK온]성장성 기대감일까...삼성SDI 뛰어넘은 밸류
- [리더십 체인지, 넥스트 환인제약]내수 중심 매출 한계…돌파구는 신약, '치매·관절염' 승부수
- [HLB제약은 지금]넥스트 리보세라닙 전진기지, SMEB 활용 '치매·비만' 겨냥
- [휴온스그룹 R&D 기반 성장전략]위기 딛고 20년간 매출 57배 성장, 뿌리내린 R&D 의지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그룹 & 보드]SK, 장용호·이성형 체제…계열사 겸직도 변화
- 이사회 '불참'의 의미
- [그룹 & 보드]네이버, 계열사 재편에 이사회 겸직 줄어든 CFO
- [그룹 & 보드]FI 이사 없는 네이버, 스노우 계열사만 예외
- [피플 & 보드]고려아연 지분교환 전 한화 출신 CFO 품은 영풍
- [그룹 & 보드]네이버웹툰-스노우, CEO끼리 이사회 '품앗이'
- [이슈 & 보드]메리츠화재, 계열사 거래에서 문제된 CEO 의결권
- [이슈 & 보드]한화, 고려아연 이사회에 안 들어간 이유
- [피플 & 보드]현대차·HMG-고려아연 '가교' 김우주 전무
- [이슈 & 보드]KT 때 거리 둔 현대차, 고려아연은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