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키옥시아 자금회수 장밋빛? '변수 산적' 락업·LP 지위 한계, 솔리다임 잔금 납입 '압박 요인'
김경태 기자공개 2024-08-27 07:53:5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키옥시아(KIOXIA)가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다시 추진하면서 SK하이닉스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가 나오지만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현지에서 거론되는 일정으로 기업공개(IPO)가 되더라도 보호예수기간까지 현금화가 어렵다. 여기에 펀드 운용사(GP)인 베인캐피탈의 존재도 있다. 베인캐피탈이 매각을 주도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출자자(LP)로서 100% 입장을 관철시키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에 조 단위 자금 지출이 임박해 오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월 솔리다임 인수 잔금에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전략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SK하이닉스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보호예수 기간·베인캐피탈 주도, 투자금 회수에 영향
니혼게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올 10월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한 일정대로 상장이 이뤄지더라도 SK하이닉스가 곧바로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렵다. 우선 보호예수(Lock-up)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일본에 밝은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상장하는 경우 최대주주가 외국계 기업이든 일본 기업이든 보호예수 기간은 6개월"이라고 말했다.
키옥시아가 올 10월에 도쿄 증권거래소에 이름을 올리는 과정에서 일부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베인캐피탈이 보유한 주식을 제대로 매각하려면 최소 내년 3월은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베인캐피탈의 지분율을 고려할 때 한꺼번에 장내매도하기 어려운 물량이다. 베인캐피탈의 키옥시아 지분율은 56%에 달한다. 지분을 한꺼번에 정리해 완전한 투자금 회수(Full-exit)를 하려면 대규모 자금력을 갖춘 원매자를 구해야 한다.
투자금 회수에 관해 베인캐피탈이 주도권을 갖는다는 점도 SK하이닉스에 고민이다. 통상 자산매각 등은 펀드 운용사(GP)의 권한이다. SK하이닉스는 펀드에 자금을 태운 출자자(LP)로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베인캐피탈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서 최대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는 경우 투자금 회수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베인캐피탈이 인수한 뒤 키옥시아는 수년간 부진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미국 웨스턴디지털 메모리사업부와 합병 추진이 대표적이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올 4월 키옥시아 거래 은행에 IPO 재추진 의사를 내비치면서 웨스턴디지털과의 합병을 지속 검토한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안이 실제로 추진되는 경우 SK하이닉스가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해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공산이 있다.
◇솔리다임 부실 속 초대형 '청구서', 전략적 판단 방해 요인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하고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을 인수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업계 재편에 대한 영향력 행사다. 실제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의 합병에 반대하는 데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키옥시아가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열리더라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전략적 판단을 방해할 중대한 이슈가 있다. 내년 3월 22억3500만달러에 달하는 솔리다임 인수 잔금을 내야 한다. 최근 환율을 고려할 때 약 2조9000억원 규모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올 들어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솔리다임 인수 잔금은 올 상반기말 수중에 보유한 현금을 고려할 때 큰 압박으로 작용할만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88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2725억원, 단기투자자산은 4560억원이다. 이를 더하면 2조7174억원으로 솔리다임 인수 잔금에 못미치는 금액이다.
연결 기준으로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조9338억원, 단기금융상품 5909억원, 단기투자자산 1조163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에 3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부담이 될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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