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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을 움직이는 사람들]'변호사 출신' 여영찬 전무, 현대그룹 최연소 상무 비결은⑤그룹 첫 CVC 설립에 '앞장'…신사업 발굴 최전선 배치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30 08:11:47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종합상사에게 수출 역군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인 데다 '상사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변화를 예고하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쌓아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승부수는 조직력이다. 올해 정몽혁 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 TF(태스크포스) 3곳을 신설해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통적인 트레이딩 사업에 신사업을 녹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신사업 발굴 및 추진은 영업부문 사업개발담당부에서 실무를 맡았다. 특히 해당 부서의 중역을 맡고 있는 여영찬 전무는 변호사 출신의 최연소 상무로 영입된 인물로, 그룹 내 핵심 인물로 주목받는다. 신사업을 개발 및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법무적인 업무도 직접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로펌 변호사 출신…첫 CVC 설립의 '일등공신'

1974년생인 여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34기인 여 전무는 2005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서 8년의 경력을 쌓았다. 2013년을 끝으로 변호사 생활을 마무리하며, 현대종합상사 법무담당 중역 및 준법지원인 상무로 둥지를 옮겼다. 현대종합상사가 2014년부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의 상장회사에 포함되며 준법지원인 1명 이상을 둬야 하는 필수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여 전무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무는 2016년 현대종합상사의 독자경영을 위한 계열분리와 사명변경 등의 작업에도 관여하며 법률적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구축했다. 특히 지주사 현대씨앤에프(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신설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계열분리 요건(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을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을 고안했다.

여 전무는 2020년부터 사업플랜트 사업개발 중역을 겸임하기 시작했다. 이미 구축된 현대코퍼레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사업 발굴 경험을 쌓기 위해 정몽혁 회장에게 직접 발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영학과 출신으로, 법무 업무보다 긴 호흡을 가진 신사업 개발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여 전무는 아울러 신사업 발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는 직접 기획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프롤로그벤처스'를 설립했다. 프롤로그벤처스는 2022년 재계에서 3번째로 승인된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다. 사업 개시일 7년 이내의 중소기업에 출자만 하는 창업투자회사와는 달리 투자 또는 융자 지원에 관련 제한이 없는 장점을 지녔다.

여 전무는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는 자신이 설립한 프롤로그벤처스의 공동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여 전무는 이날 "다양한 기업에 자본투자를 하기 위해 CVC를 설립했다"며 "창업 초기의 성장 기업을 발굴해 협력과 상생 성장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신사업 TF 총괄…'투자 시기·시너지' 모두 잡는다

'신사업 발굴에 주력, 법무는 그 다음.' 여 전무가 올 6월 영업부문 사업개발담당 중역 겸 법무담당 중역 겸임 전무로 자리를 옮기고 밝힌 포부다. 그는 현대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점을 활용해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 전무의 강점은 의사소통 능력이다. 미흡한 부분은 평사원에게도 직접 물어보는 적극적인 업무 스타일을 갖췄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매 회의에서 신사업 발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투자 시기'와 '시너지'를 꼽으며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기획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무는 산하의 3개의 신사업 TF팀과 M&A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그는 신사업 발굴을 위한 H2(기존 무역과 연계된 신사업)와 H3(기존 무역과 관련 없는 신사업)의 기준점을 정하고,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법무적인 문제도 직접 해결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업무에 주력한다.

여 전무는 "자동차 부품과 석유화학 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최근 바이아웃 딜과 발전적 JV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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