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의 넥스트 케이캡 '만성변비 치료제', 본임상 진입 국내서 1상 IND 승인, 장기 복용 불가능 단점 주목…고령화 시대 '성장' 기대
이기욱 기자공개 2024-09-10 08:21:16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K이노엔이 국내 제약업계서 비주류 시장으로 평가되는 변비 치료제 신약 개발에 도전한다. 차별화된 기전을 활용해 기존 제품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만성 변비' 치료 틈새시장을 공략한다.고령화로 인해 만성 변비 치료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일본 및 중국 시장 기술 수출이 1차 목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으로 구축한 소화기계 의약품 강자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114199 2년동안 1상 진행 예정…담즙산 대장 유입 확대 원리
HK이노엔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변비 신약 후보물질인 'IN-114199'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2026년 8월까지 약 2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실시기관은 서울대학교 병원이다.
총 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IN-114199를 경구투여한 후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약력학적 특성, 식이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무작위배정과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단회 및 반복 투여, 단계적 증량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IN-114199는 '담즙산 수용체 저해제'(IBAT inhibitor, Ileal bile acid transporter inhibitor) 계열의 의약품이다. 소장의 담즙산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대장으로 더 많은 담즙산을 유입시키는 것이 핵심 작용기전이다.
담즙산은 쓸개즙의 주요 성분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만들어 진다. 지방 소화를 촉진하는 소화액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장운동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대장 내 수분 분비도 촉진하며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준다.
기존 변비 치료제 대비 IBAT 계열 약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만성 변비 치료제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변비 치료제 시장은 '도큐세이트'와 '비사코딜' 제제 약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1위 제품 '둘코락스'도 두 성분을 모두 사용한다. 도큐세이트는 변을 무르게 해주는 '연변하제'고 비사코딜은 대장 운동을 자극하는 '자극성 완하제'다.
이 둘의 가장 큰 단점은 장기 복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도큐세이트는 반복 사용할 경우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저해하고 비사코딜은 약물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 대장 기능의 약화, 미네랄과 비타민의 결핍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변비 치료제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2033년 만성 특발성 변비 치료 시장 26조원 성장 예상
반면 HK이노엔의 IN-114199는 비임상 결과 '만성 특발성 변비'(CIC)에 대한 효능 차별화 자료를 확보했다. CIC는 뚜렷한 원인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변비의 일종이다. 미국국립생물정보센터(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등에 따르면 CIC는 전 세계 인구 10~17%에 영향을 미치는 흔한 질병이다.
인구 고령화와 식이 변화 등으로 인해 CIC의 유병률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업 Fact.MR 등에 따르면 CIC 치료 시장은 2023년 94억달러 한화 약 12조5000억원에서 2033년 197억달러 약 2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HK이노엔은 이러한 질병 특성을 고려해 인구 고령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 시장으로의 기술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성이 높은 중국 시장으로의 기술 수출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수요와는 달리 약가 경쟁력이 약해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적은 상황"이라며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시장 규모가 큰 일본, 중국 시장으로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 제품으로는 일본 EA파마와 모치다제약의 '구피스(GOOFICE)'가 있다. IN-114199와 동일한 기전의 기허가 제품이다. 2018년 일본에 출시했으며 2021년 태국에도 진출했다. 아직 비임상 단계지만 HK이노엔은 대조군 대비 동일 용량에서 높은 선택성과 낮은 약물상호작용을 확인했다.
IN-114199 개발 및 기술 수출에 성공할 경우 소화기계 약품 시장에서 HK이노엔의 입지는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HK이노엔은 2019년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합성 신약 'K-Cab'을 시장에 내놓으며 소화기계 질병 관련 우수한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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