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밸류업 점검]십수 년 이어진 11만원의 벽①1차 목표는 공모가…주가 40% 급등에도 넘지 못해
이재용 기자공개 2024-09-12 12:45:35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았다. 삼성생명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여러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5: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도달해야 할 1차 주가 목표는 공모 가격이다. 보험 대장주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게 삼성생명의 주가는 2010년 상장 이후 좀처럼 공모가 11만원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2017년에 13만원을 넘어서는 등 공모가를 웃돌기도 했으나 한때였다.정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의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는 올해에만 40%가량 급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공모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주주환원율 중장기 목표치 50% 발표로 받았던 탄력도 오래가지 않았다. 현재는 9만원대 중후반의 박스권을 형성한 상태다.
◇'마의 벽' 공모가…시총 순위 4위→17위
삼성생명은 유가증권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10년 상장 당시 포스코와 현대차를 밀어내며 단숨에 시총 4위(22조8000억원)에 올랐다. 상장가는 11만원으로 상장 당일인 5월 12일 종가는 11만4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달랐다.
상장 나흘 만에 공모가 1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그 뒤 주가는 3년 넘게 공모가 아래에 머물렀다. 2014년 12월 상장 이후 최고가 12만8000원을 찍기도 했지만 또다시 약세를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자사주 매입 효과도 크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2015년 10월 30일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약세를 지속해온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이후 첫 거래일인 11월 2일 주가는 전날 대비 4.59%(5000원) 오르며 11만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연속 3일 동안 상승분을 반납하며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2017년 11월 3일 장중 13만8000원으로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한때였다. 같은 해 연말부터 시작된 하락흐름은 지난해 연말까지 이어졌다. 연말 마지막 거래일 기준 종가는 2018년 8만1600원, 2019년 7만4500원, 2020년 7만9100원, 2021년 6만4100원, 2022년 7만1000원, 2023년 6만9100원을 기록했다.
최근 6개년 동안 연말 종가 기준으로 상장가를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삼성생명에게 공모가는 쉽사리 넘어설 수 없는 '마의 벽'인 셈이다. 주가가 벽에 막히는 동안 그만큼 삼성생명의 시가 총액도 쪼그라들었다. 현재 시총은 19조원 수준이다. 4위였던 순위는 17위로 수직 하락했다.
◇40% 급등한 주가가 9만원대 박스권
올해 삼성생명의 주가는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가는 9월 6일 기준 9만6400원이다. 지난해 동기 종가 6만7500원 대비 42.8%(2만8900원)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말 종가 6만9100원과 비교하면 39%(2만7300원)가량 올랐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힌 지난 1월 24일 이후다. 보험사 최고의 자본력을 지닌 삼성생명이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밸류업 계획 발표 전날인 1월 23일 6만2100원이던 주가는 그 주부터 우상향해 3월 8일 장중 10만8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몰리며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발표된 밸류업 방향성 역시 단기 투심만을 자극하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이 주주환원율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자 다음 거래일인 8월 19일과 20일 주가는 각각 4800원, 4100원 올랐다. 다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9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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