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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오너 리스크 '폴라리스쉬핑' 투자 배경은 선박 매각 선제적 회수, 만기때 M&A 가능성도 고려

이명관 기자공개 2024-09-13 13:38:4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폴라리스쉬핑에 대출을 집행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타 투자자들이 오너리스크 탓에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수차례 무산됐던 딜이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이 폴라리스쉬핑을 투자처로 삼은 배경으로 유동화 가능한 자산과 폴라리스쉬핑을 인수하려는 잠재 원매자의 존재가 지목된다.

기본적으로 폴라리스쉬핑은 오너리스크가 있는 기업이다. 폴라리스쉬핑의 최대주주는 폴라에너지앤마린(폴라E&M)이다. 김완중, 한희승 회장 등 2인은 폴라E&M을 통해 폴라리스쉬핑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회장 2인은 모두 업무상 배임이슈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시장에선 오너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한 외부서 신규로 재원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 오너일가 주도로 폴라리스쉬핑은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몇몇 사모펀드와 논의를 하기도 했다. SG PE와는 구제척인 거래 구조에 대한 협의까지 마치기도 했다. 다만 SG PE는 펀딩에 실패했다. 대부분의 LP가 대주주의 변동없이는 폴라리스쉬핑에 투자하기 않겠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일가는 SG PE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지 못하게되자 다각도로 자금조달을 모색했다. 하지만 이미 오너일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터라 선뜻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는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메리츠증권이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메리츠증권은 대출형태로 자금을 지원한다. 펀딩에 대한 부담도 없다.

메리츠증권은 10%가 넘는 수준의 금리조건으로 3000억원 초중반대의 자금을 대출할 것으로 보인다. 2년 만기로 이자수익으로만 700억원 이상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추후 대출 상환만 잘 마무리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딜인 셈이다. 이에 더해 대출 상환 측면에서도 메리츠증권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이번 딜을 추진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우선 폴라리스쉬핑이 보유 중인 선박 매각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재 폴라리스쉬핑에 매각 가능한 선박으로 분류되는 배는 총 3척 정도다. LR(Long Range)급 탱커 2척과 20만톤급 벌크선 1척 등이다. 당장 매각이 가능한 자산은 'M.V.SOLAR LEGEND'로 파악된다. 선박 매각을 통해 예상 가능한 자금은 1500억원 정도다.

현재 해운업황이 호황기인 만큼 선박 매각은 용이한 편이다. 매각에 나선다면 차질없이 제값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폴라리스쉬핑 입장에서 보면 영업용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당장 수익성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뼈아플 수 있다. 반면 대출을 상환받는 대주단으로선 대상회사의 기업가치까지 염려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이번 딜을 진행하면서 대출 집행 1년 이후 선박 매각을 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자금을 1년 뒤 곧바로 조기상환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폴라리스쉬핑을 인수하고자 하는 잠재원매자의 존재도 메리츠증권으로선 대출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지목된다. 최근까지 국내 자산운용사가 전략적 투자자(SI)와 함께 폴라리스쉬핑 인수를 검토해왔다. 몇몇 사모펀드들도 바이아웃 형태로 폴라리스쉬핑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2년 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메리츠증권은 M&A를 통해 대출을 상환받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폴라리스쉬핑이 아닌 모기업인 폴라E&M에 대출에 나설 예정이다. 이때 오너일가의 지분 혹은 폴라리스쉬핑 지분이 담보로 제공될 전망이다. 어떤 형태든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대주단으로서의 권리 행사 후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메리츠증권의 예상대로라면 대출상환에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변수가 하나 발생했다. 폴라리스쉬핑이 해양진흥공사로부터 계약위반을 이유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최근 선박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동의없이 모기업에 배당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해양진흥공사는 2020년 폴라리스쉬핑이 발행한 영구채를 인수하면서 연을 맺었다.

해당 송사는 폴라리스쉬핑 선박 매각대금을 모기업에 배당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출의 주체가 폴라E&M이다보니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받는 배당을 통해서만 선박매각 대금을 올릴 수 있는데, 배당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폴라리스쉬핑은 해양진흥공사와 법정다툼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며 "메리츠증권입장에서도 대출상환에 영향을 주는 송사인만큼 해당 송사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출집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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