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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톡 오해와 진실]프리시젼바이오, 한투파 매도에 급락 "펀드 만기도래 탓"한차례 만기 연장한 '한투글로벌 제약육성펀드' 청산 불가피, 경영 이슈와 무관

이기욱 기자공개 2024-09-11 09:56:53

[편집자주]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시장에 떠도는 격언이다. 그러나 적어도 바이오 업권에서 '소문'은 경계해야 할 리스크가 된다. 파이프라인의 성공과 실패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업의 특성 탓에 그 어느 업권보다도 주가가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벨은 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시장의 소문 혹은 오해의 진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08: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리시젼바이오가 주식 시장에서 곤욕을 치렀다. 오랜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펀드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두 달 여에 걸쳐 대량 매도한 게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이 때문에 프리시젼바이오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특히 집중 매도가 이뤄진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0% 넘게 급락했다.

한투파의 매도 배경은 펀드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2022년 만기였던 펀드를 한 차례 연장했고 연장 가능 기간까지 모두 채워 불가피하게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최근 기술 개발 성과 등을 고려할 때 투자자 불안 심리에 따른 과도한 주가하락이라고 보고있다. 오히려 오버행 이슈가 해소돼 주가 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거래일만에 주가 24% 하락…7월 시작해 9월 집중 매도

프리시젼바이오는 10일 공시를 통해 주요주주의 대규모 주식 변동 사항을 알렸다. 한투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가 7월 3일부터 이날까지 약 두 달에 걸쳐 보유 주식 전량 37만2378주를 장내매도했다는 사실이다.

한투파트너스는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와 '한국투자 Re-Up 펀드' 등 두 개의 펀드를 통해서 총 62만8788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59.2%에 달하는 주식을 시장에 팔았다. 한투파트너스 지분율은 5.41%에서 2.21%로 3.2%포인트 축소됐다.


한투파트너스는 특히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9월 첫 거래일인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 동안 총 22만378주를 팔았다. 8월 매도량 1만2000주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7월 매도량, 14만주의 1.6배 수준이다.

단기간 시장에 물량이 풀린 탓에 프리시젼바이오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10일 종가 기준 프리시젼바이오의 주가는 2945원으로 8월 30일 종가 3880원 대비 24.1% 줄었다. 시가총액은 단 7거래일만에 451억원에서 342억원으로 109억원 쪼그라들었다.

해당 기간 기관투자가가 총 22만376주를 순매도했고 개인 투자자가 18만2689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등이 3만7687주를 순매수했다.

한투파트너스가 매도를 시작한 7월 3일 종가 4840원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 하락율은 39.15%에 달한다. 시총은 562억원으로 현재와 220억원 괴리다. 약 두달 동안 기관투자가가 37만2672주를 순매도했고 개인이 36만7782주 순매수했다.

◇ABL바이오도 엑시트설에 '몸살'…오버행 이슈 해소 평가

한투파트너스의 이번 매도는 프리시젼바이오의 경영과는 무관하다. 매도의 주체였던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의 청산을 앞두고 어쩔 수 없었던 매도였다.

펀드는 만기가 오래하면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만큼 주식 매도는 불가피 하다. 한투파트너스 역시 공시 내 변동 사유로 '펀드 청산 도래에 따른 보유 주식 매도'라고 밝혔다.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의 만기는 2022년이었다. 한 차례 연장을 통해 올해까지 운영됐다. 최대 연장 기간인 2년까지 모두 채웠고 청산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앞서 한투파트너스는 동일한 이유로 ABL바이오의 주식도 대량 매도한 바 있다. 8월 29일과 30일 양일간 해당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232만4122주를 전량 매도했다.

단기간에 풀린 주식으로 인해 ABL바이오 역시 한투파와의 결별설에 휩싸여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다. 8월 30일 3만4600원이었던 ABL바이오 종가는 10일 종가 기준 2만8800원으로 16.8% 하락했다. 7거래일만에 시총이 1조6625억원에서 1조3838억원으로 2787억원 감소했다.


체외진단(IVD) 전문기업인 프리시젼바이오는 현재 안정적으로 제품 생산 및 판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년과 작년 각각 205억원, 2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도 9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내수 30억원, 수출 64억원의 균형감 있는 영업 구조를 구축 중이다.

7월에는 미국 자회사 '나노디텍'을 통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진단제품의 미국 FDA 510(k) 승인을 이뤄내기도 했다. 1월에도 코로나19 진단제품 '나노-체크 COVID-19'(Nano-Check™ COVID-19 Antigen Test)의 510(k) 인증에 성공하며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는 중이다.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서 프리시젼바이오 주가의 안정성이 보다 개선될 여지도 있다. 한투파트너스의 또 다른 '한국투자 Re-Up 펀드'의 만기는 2026년까지로 기간이 남아 있다. 약 7800원의 매입 단가를 고려하면 만기 전 매도의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제품 생산 및 판매는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중동 및 일본 등 신규 진출 국가 논의 등이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펀드 만기로 인한 장내 매도 이외에 급격한 주가 변동의 이유는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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