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한화에너지-KB, 흔들리지 않은 '9년 파트너십'현금자산 감소, 유동성확보 목적 자금조달…주관사는 '믿을맨' KB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30 15:27:03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의 대기업 집단 커버리지 내에서 한화그룹은 존재감은 큰 편이다. 그룹별로 보면 올해 인수 물량도 네번째로 많다. LG그룹, 롯데그룹, SK그룹이 톱3이며 그 뒤를 한화그룹이 잇고 있다.특히 한화에너지와 돈독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공모채 발행에서 호흡을 맞춘 것만 어느덧 9년째다. 최근 NH투자증권이 공개매수 등 다양한 딜을 주관하며 한화에너지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지만 KB증권 역시 주요 딜마다 참여하며 견고한 네트워크를 증명해냈다.
◇KB 9년간 7회 공모채 주관 담당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내달 최대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올해 1분기,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총 3회나 공모채 시장을 찾는 셈이다. 최근 A급 이슈어들의 금리 이점이 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조달 비용을 절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파트너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을 선정했다.
KB증권이 한화에너지와 공모채 인연을 이어온건 자그마치 9년이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해 거의 매해 주관업무를 돕고 있다. 올해도 2분기 연속 주관사로 발탁됐다. 지난 5월 2000억원을 발행할 당시에도 주관 파트너로 참여했다. 한화에너지는 2020년, 2021년, 2023년을 제외하곤 매년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승계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계열사다. 사실상 한화그룹 커버리지 관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한화그룹 최고 파트너 지위를 차지했다. 그룹 회사채(SB)의 약 19.84%에 달하는 최다 물량을 인수하며 끈끈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KB증권은 더벨 플러스 집계 이후 2015년 처음으로 한화투자증권 회사채 인수 순위 1위에 오른 후 2019년까지 5년 연속 자리를 지켰던 하우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그룹 딜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커버리지 경쟁은 치열했고, 2022년부턴 NH투자증권에게 2년간 왕좌의 자리를 뺏겼다.
NH증권의 경우 최근에서야 한화그룹의 커버리지 중요성이 커진 경우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그리 중요한 커버리지는 아니었다. 발전공기업이나 롯데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 등의 회사채 인수 물량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2022년 들어 현대차그룹 등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한화그룹에 집중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NH증권은 올해는 특히 공모채 뿐 아니라 '공개매수' 시장에서도 한화그룹과 접점을 만들어냈다. 한화그룹도 NH증권이 공개매수 분야에서 타사 대비 압도적인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화그룹 커버리지를 잘 관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분할 재상장 역시 NH증권에게 맡겼다.
◇NH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어려울땐 KB 찾았다
한화에너지도 공모채 시장에선 올해도 1월과 5월 발행 모두 NH증권에게 주관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최다 인수물량을 가져간 KB증권도 참여하지 못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솔루션 등 딜의 대표주관 자리까지 내주기도 했다. 그 결과 NH증권은 상반기 한화그룹 회사채 물량의 14.23% 비중을 챙겼다.
그렇지만 KB증권 역시 한화에너지와의 관계가 흔들리지 않은 모습이다. 내달 공모채 발행 파트너로 NH증권이 빠지고 KB증권이 합류했다. 무엇보다 한화에너지의 이번 회사채 발행 목적이 차환발행이 아닌, 유동성 확보 측면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화에너지는 해외 태양광 개발 등으로 현금창출력을 상회하는 투자금을 지출한 탓에 현금성 자산이 2021년 1조3585억원에서 2023년 6541억원으로 급격히 줄은 상황이다.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2조7650억원에서 지난해 4조2142억원으로 증가했다.
난이도가 높은 딜일 수록 믿을 만한 파트너에게 맡긴 셈이다. KB증권은 올들어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 단독주관을 맡기기도 했다. 부동산PF 자산 부실 리스크로 증권업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다소 중립적인 상황에서 적극적인 세일즈로 기관들의 투심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은 2024년 상반기 2조2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작년 한해 발행량(2조26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채권 발행그룹 순위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지난 2020~2021년 1조원대 수준으로 발행을 축소해온 것과 달리 2022년부턴 다시 매년 2조원대를 찍어내는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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