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변곡점 지나는 시장, 빠른 섹터 교체로 돌파”김기훈 트라움운용 대표 “시스템 위기엔 전액 현금화”
황원지 기자공개 2024-09-27 07:56:0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월 이후 증시가 방향성을 읽기 어려울 만큼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운용업계에도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화색이 도는 운용사가 있다. 김기훈(사진) 대표가 이끌고 있는 트라움자산운용이다. 트라움운용은 지난달 블랙먼데이 직전 운용자산 전액을 현금화하는 전략적인 접근으로 손실을 최소화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NH투자증권은 트라움운용의 이러한 뛰어난 하락장 플레이를 높이 평가해 랩어카운트 신상품을 출시키로 했다. 목표달성형 구조로 목표수익률이 각각 5%와 7%인 상품 두가지를 내놓기로 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모집을 시작해 이번주 금요일인 27일 클로징할 계획이다.
김기훈 트라움자산운용 대표는 “7월부터 참여한 NH증권 랩어카운트 점프업리그를 통해 신상품을 내놓게 됐다”며 “7월부터 이어진 하락장, 특히 8월 블랙먼데이 당시 빠른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H증권 랩운용부는 지난 7월부터 이번달 말까지 3개월간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를 대상으로 점프업리그를 개최했다. 일종의 루키리그로, 기존에 거래 관계가 없던 중소형사들을 실력으로만 뽑겠다는 의도다. 3개월 운용성과를 기준으로 총 3곳을 최종 선정해 신상품을 낸다. 아직 점프업리그가 진행중이지만 트라움자산운용은 지금까지의 운용 성과를 고려해 미리 랩을 출시하기로 했다.
8월 블랙먼데이 당시 대부분의 주식운용 하우스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급전직하하는 와중에도 트라움자산운용은 홀로 손실을 면했다. 전 영업일인 8월 2일 금요일 이미 운용하고 있던 모든 국내 주식을 100% 현금화해 둔 덕분이다.
김 대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은 너무 오랜 기간 없었던 이벤트였고, 여기에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겹쳐지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봤다”며 “금요일에도 시장이 좋진 않았고, 다음주 시스템 위기가 예상돼 전액 현금화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8월에 급락한 이후 다시 주식을 사들이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트라움자산운용은 올해 하반기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 강한 하우스다. 김 대표는 매매 회전율이 높은 액티브 매니저 중 하나다. 주식을 자주 사고판다는 뜻이다. 보통 자주 매매가 이뤄지면 수익률이 떨어지는게 일반적이지만, 김 대표는 트레이딩을 많이 할수록 승률이 높아진다. 포트폴리오 교체를 손해없이 빠르게 할 수 있는 매니저인 셈이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이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며칠 전 금리인하가 결정됐고, 아직 이에 따른 각국의 정책 변화가 나오지 않은 데다 11월 대선도 남겨두고 있다”며 “시장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는 선제적인 주도주 선정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대표는 “반도체 등 올해 상반기 주도주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지금같은 시장에선 기존 주도주를 빠르게 포기하고 다음 섹터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라움은 특정 섹터에 호불호가 있는 하우스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교체를 유연하게 진행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훈 대표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섹터는 바이오와 배터리다. 김 대표는 “유한양행,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와 같은 바이오 회사들은 실적으로 보여준 곳”이라며 “바이오 섹터가 주목받기 시작할 때부터 비중을 늘려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주도 지금이 저평가 구간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사이클상으로 지금이 바닥이라고 본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로 전기차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상 자동차는 대출을 통해 구매하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수요가 살아나는 업종 중 하나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중국도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여유가 생기기에 LG화학 같은 화학 섹터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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