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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상폐' 신세계건설]완전 자회사 편입…두산건설 구조조정 사례 회자효율적 '의사결정·사업구조' 재편 목적, 유동화 수단 활용 해석도

신상윤 기자공개 2024-10-02 07:39:15

[편집자주]

경영난으로 신세계그룹 지원을 받던 신세계건설이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최대주주 이마트가 주식을 공개매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신세계건설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효율적인 경영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더벨은 신세계건설 상장폐지를 통해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건설사업의 구조 재편 과정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신세계건설'을 퇴출시키는 의도는 무엇일까. 신세계건설이 비상장사로 전환돼 이마트의 완전 자회사가 되면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신속한 사업구조 재편'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부실한 사업의 구조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매각했던 것과 같은 길을 신세계그룹도 밟는 것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완전 자회사 편입, 의사결정·사업구조 효율화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 이마트는 30일 주식 공개매수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30일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신세계건설 보통주 212만661주(27.33%)를 전량 매수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마트는 상장폐지된 신세계건설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 구축 △신속한 사업구조 재편 △경영정상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이유를 내걸었다. 아울러 최대주주로서 투자자를 보호할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주주들의 수익 실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개매수하겠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으로서도 경영난을 겪는 신세계건설 정상화를 위해선 소액주주 등의 개입이 가능한 상장사보단 비상장사로 두는 편이 실익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 대비 누릴 수 있는 이익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상장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두산건설 '상장→비상장' 전환 후 매각…사모펀드 품으로

건설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를 통한 이마트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자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매각 사례를 회자한다. 두산그룹은 2019년 12월 사업 부실화로 경영난을 겪던 두산건설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절차를 밟았다. 당시 최대주주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 교환 등으로 2020년 3월 두산건설을 100% 자회사로 품었다.

이와 맞물려 두산그룹은 물밑에서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했다. 초기엔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의사가 있는 곳에서 두산건설 인수 의향을 보였다. 다만 두산건설이 지닌 부실 사업장 등의 문제가 남은 상황에서 선뜻 매수에 나선 곳은 없었다.

이에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등으로 부실 자산을 넘기며 매각을 강행했다. 결론적으론 무산됐지만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논의가 진행된 적도 있다. 이후 몇 차례 원매자들과 매각 협상 끝에 두산건설은 사모펀드(PEF)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물론 두산건설과 신세계건설이 그룹 내 처한 상황은 다르다. 두산건설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했던 만큼 관심도가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두산건설의 경영 정상화가 자칫 실패할 경우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전이를 줄 수도 있었던 만큼 매각이란 결단을 내렸다.

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건설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며 경영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스타필드 건설 등 신세계그룹 주력 사업과 연계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도 있지만 유통산업도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내부 거래로 성장한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건설 사업구조 개편을 넘어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을 제기하는 까닭이다.

두산그룹의 사례와 같이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건설을 매각할지 여부는 경영 정상화 속도에 달렸다. 이를 위해 신세계건설은 사업부 부분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도 있다. 이는 신세계건설을 위해 그룹 내 투입됐던 자산의 일부를 회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로 전환되면 구조조정이나 의사결정 등에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건설 매각을 고려하진 않겠지만 구조조정의 대안으로 거론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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