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힘주는 릴리의 선택 '펩트론', 서방형 특허 주목 1개월 약효 지속, 투여 주기 기존 대비 4~5배 연장 가능
김형석 기자공개 2024-10-14 08:47:0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펩트론이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맺었지만 연구 물질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선 차기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과의 연관성을 높게 점친다.이렇게 되면 펩트론은 작년 노보노디스크와 자체 비만치료제 텀시트(가계약)를 체결한 이후 국내 처음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양대산맥과 모두 계약을 체결한 바이오텍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두 빅파마가 모두 펩트론을 주목한 데는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서방형 의약품 특허다. 반감기가 5~7일에 불과한 현행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 최초 비만치료제 관련 빅파마 계약 체결
펩트론은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계약 체결일인 7일부터 약 14개월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펩트론의 '스마트데포(SmartDepot™)'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 릴리의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실시한다. 펩트론의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을 목적으로 제시한 만큼 펩트론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연구도 포함된다.
계약금과 파이프라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공시 대상(계약금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의 10% 이상으로 공시 의무 대상)인 만큼 계약금은 3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선 대략 2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2023년 펩트론의 매출은 33억4100만원이다.
어떤 파이프라인인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일라이 릴리는 2024년 2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차세대 연구 방향을 발표했는데 특히 핵심 물질로 차세대 이중 작용 분자인 GLP-1 coagonist III을 강조했다.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같은 GIP/GLP-1 이중작용제이지만 반감기를 늘린 물질이다.
펩트론 역시 터제파타이드와 동일한 PT404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PT404는 현재 발굴(디스커버리) 단계를 넘어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은 연구 과제에 대해서는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비만치료제 글로벌 빅2의 제조사인 일라이 릴리와 관련 계약을 맺은 국내 첫 바이오텍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펩트론 관계자는 "계약 조건상 구체적인 파이프라인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자사가 보유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연구자와 일라이 릴리가 공동으로 연구에 돌입하는 것은 맞다"고 답했다.
◇펩트론 보유 약효 '일주일→1개월' 지속성 기술 GLP-1 적용 가능
일라이 릴리가 차세대 주력 비만치료제 연구를 위해 펩트론을 낙점한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린다. 업계 안팎에서는 마운자로의 가장 큰 단점인 투약 빈도를 늘릴 수 있는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펩트론의 기술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마운자로의 주 성분인 터제파타이드의 반감기는 5일에 불과하다. 경쟁사 제품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반감기 7일보다 짧다.
반감기가 짧다는 것은 효능을 위해 투여 빈도를 높여야 한다. 위고비 역시 반감기 7일을 감안해 일주일에 한 번씩 투여해야 한다.
반면 펩트론이 보유한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하면 반감기를 최대 1개월로 늘릴 수 있다. 일라이 릴리가 연구 중인 GLP-1 coagonist III 역시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펩트론의 관련 기술은 분해 속도가 다른 2가지 종류의 고분자물질을 섞는다. 지연방출 없이 초기에 약물이 잘 방출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분해속도가 느린 고점도 고분자 물질은 1개월간 지속적으로 내보낸다.
즉 초기에 폭발적으로 나오는 약물을 제한하는 동시에 약효 후반 집중적으로 약효를 발휘하도록 한다. 특히 펩트론의 관련 특허에는 일라이 릴리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에 적용이 가능한 물질이라고 명시했다.
업계서는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서방형 의약품 제조 기술의 경우 이상적인 방출패턴을 위해 저점도와 고점도 물질의 배합에 따른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펩트론이 현행 비만치료제의 핵심 물질인 GLP-1에 적용할 수 있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포인트가 된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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