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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투 밸류업 점검]'제자리 걸음' 주가, 10년 전 그대로①시총 기준 미달에 지수 편입 불발…'1만원' 향한 여정 성공할까

이정완 기자공개 2024-10-31 13:14:59

[편집자주]

‘4860원과 4870원.’ 전자는 밸류업 공시 직전인 지난 9월 5일 DB금융투자 종가이고 후자는 10년 전인 2014년 9월 5일 종가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DB금융투자 시가총액에는 변함이 없었다. 적극적인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선 이유다. DB금융투자는 ‘PB+IB’란 키워드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자회사 수익성 개선도 시급 과제다. DB금융투자의 밸류업 전략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금융투자는 중소형 증권사 중에선 이례적으로 밸류업 공시에 나섰다. 10년 전과 동일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자 회사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지난달 초 공시 다음 날 단숨에 주가가 20% 상승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모멘텀은 없었다. 한때 6000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다시 5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 불발되면서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DB금융투자가 밝힌 단기 주가 목표치는 1만원이다. 내년까지 주가 2배 상승을 달성한 뒤 2027년 1만4000원에 도달하려 한다. 목표 달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크다.

◇공시 첫날 20% 상승 후, 다시 하락세

DB금융투자가 밸류업 공시를 한 건 지난달 5일이다. 지난 8월 말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힌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본 공시를 했다. 예고 공시 후 속전속결로 밸류업 전략을 알린 셈이다

DB금융투자뿐만 아니라 DB그룹 전반이 밸류업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은 지난 8월 중순경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DB금융투자 모회사인 DB손해보험 또한 내년 상반기 내로 밸류업 공시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의 선제적인 밸류업 공시에 투자자도 반응했다. DB금융투자는 공시 전까지 주가가 4000원대 후반에서 머물러있었다. 2021년 연말까지 7000원대를 유지하던 주가는 2022년 들어 본격화된 글로벌 기준금리 이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작년 말 3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시 다음날인 지난달 6일 개장하자마자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21% 오른 5900원으로 마감했다. 한동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9월 말에는 6000원대 벽을 넘기도 했다.

투자자는 과감한 주주 환원 계획에 호응했다. DB금융투자는 연간 40% 넘는 주주환원율을 이어가기로 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종료 시점까지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40%를 현금 배당과 자기주식(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주식의 62%인 유통주식 수를 2027년 말 50%까지 줄일 예정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 하락세가 드러났다. 이달 들어 5000원대로 떨어진 뒤 다시 6000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일이다.

◇밸류업 앞장섰는데…내부서도 '볼멘소리'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100개 종목을 발표했다. DB금융투자는 시장대표성 스크리닝에 통과하지 못해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합쳐 400위 이내 종목을 포함시켰다. 대략 5000억원 이상이 되어야 400위 내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DB금융투자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25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거래소 기준대로라면 주가가 2배 올라야 400위 내에 밸류업 지수에 들어갈 수 있다. 실망감 탓인지 지난달 25일 DB금융투자 주가는 곧바로 8% 가까이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 내부적으로도 밸류업 지수 미포함에 대해 볼멘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밸류업 공시를 한 증권사는 많지 않은데 거래소가 지수에서 배제하면 어떻게 기업가치 상승이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냐는 이야기다.

밸류업 지수 발표 후 금융투자업계 내외에서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목소리에 일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일례로 수익성 기준에 못 미친 SK하이닉스가 포함되면서 스크리닝에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결국 비판 의견을 고려해 거래소에서 연내 리밸런싱(구성 종목 변경)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내년 6월 정기 변경 전 한 차례 시행해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밸류업 공시를 했음에도 지수에 미편입된 종목을 추가 편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DB금융투자에선 아직까지 리밸런싱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첫 단추에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제 밸류업 계획의 현실화가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가치 중심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과 적정 주주환원 규모 확보, 투자자 소통 강화가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밸류업 관련 스토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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