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제이알글로벌리츠, KB증권과 상장주관 인연 이어간다상장 주관 인연, 유증 조력…미매각 가능성에도 회사채 발행 맡은 전력
손현지 기자공개 2024-10-31 07:15:48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탁관리 부동산 투자사인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글로벌리츠)가 올해 공모 회사채 파트너로 또 다시 KB증권을 택했다. 지난해 단독주관 지위를 맡긴 이후 지속적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KB증권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유가증권 상장때부터 증자 등 다양한 주관 업무를 맡아온 하우스다. 작년에는 부동산PF 부실 우려로 리츠업종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선뜻 발행 주관업무를 맡으며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양사간 파트너십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어려울 때 외면안한 KB, 제이알글로벌리츠와 4년 파트너십 '순항'
25일 IB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1400억원 규모로 공모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트랜치는 1.5년물과 2년물로 최대 2000억원 발행을 계획 중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주목할 점은 주관사단에 이번에도 KB증권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KB증권은 작년 제이알글로벌리츠가 800억원 어치를 조달할 때 단독주관을 맡으며 끈끈한 의리를 내비쳤던 하우스다. 당시 PF 부실 우려로 리츠업종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던 시기라서 하우스들마다 미매각을 우려해 물량 배정을 꺼려했었는데, KB증권만 유일하게 구원투수를 자처했던 것이다.
초도발행을 맡았었던 삼성증권 역시 주관사 지위를 기피했던 만큼 KB증권의 행보가 주목받았다. 조금은 손해를 볼 지라도 파트너십 관계를 우선시하는 KB증권 특유의 IB관행이 엿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도 KB증권의 조언에 따라 초도발행 때 진행하지 않았던 수요예측도 별도로 진행하며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KB증권 내부적으로도 시장성이 큰 발행 딜로 평가하진 않았다는 후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비우호적이었고, 여기에 금리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태라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았다. 수요예측에 앞서 0bp~100bp의 넓은 금리밴드를 제시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작년 수요예측에선 미매각이 발생했다. 전체 모집 계획에서 무려 97.5%(780억원) 가량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1.5년물 800억원 모집에 매수주문은 20억원에 그쳤다. 해당 물량은 KB증권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런데도 KB증권이 지난해 구원투수로 나섰던 건 '파트너십'을 굳건히 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020년 유가증권 시장에 처음 입성할 때부터 KB증권이 공을 들였던 기업이다. 상장 때 주관사로서 조력했으며, 그 뒤로도 자금사정이 어려워 유상증자가 필요할 때도 KB증권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왔다.
◇벨기에 담보대출 차환 목적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이번 회사채 조달 목적은 차환이다. 연말에 만기가 도래하는 1조원 규모의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 담보대출 차환에 보태기 위한 목적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자리츠인 제이알제26호를 통해 벨기에 정부 기관이 밀집한 브뤼셀 중심업무지구(CBD)의 파이낸스타워컴플렉스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전체 자산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둔화에도 공실이 없는 핵심 자산으로 알려진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해외 부동산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리츠사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빌딩 등 2개의 클래스 A급 오피스 지분에 투자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상승하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다만 벨기에·미국 오피스는 장기화된 임대차구조 등으로 공실률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펀더멘털만 놓고 보면 좋은 자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산 구성을 들여다보면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 지분은 80%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미국 맨하튼 소재 오피스 자산은 13% 정도에 달한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에는 현재 벨기에 정부 주요 부처가 입주해있다. 2034년까지 중도 해지 옵션 없이 전체 면적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공실 위험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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