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약효지속 연구' 27년 외길 지투지바이오, 미립구 한계 넘다①학계 연구·상용화 경험 두루 갖춘 이희용 대표 창립…탄탄한 기술력으로 IPO 추진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28 09:29:54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약효지속성 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 지투지바이오는 업력 8년차에 불과하지만 미립구 분야에서 만큼은 단단한 내공을 지니고 있다. 27년간 약효지속성 기술 한 우물을 판 창업주 이희용 대표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의약품 상용화를 이 경험을 지닌 베테랑으로 꼽힌다.바이오텍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빠르게 원천기술을 정립하고 차별화된 대량생산 공정을 갖춰나갔다. 8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지투지바이오는 2025년 기업공개(IPO) 목표를 앞두고 매출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약효지속성 한우물 판 지투지, 고함량·고생체이용률 원천기술 확립
이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으며 약효지속성연구에 몰두했다. 특히 약물 효과를 수개월 지속할 수 있는 주사제 개발이 주분야였다.
2002년 합류한 펩트론에서 이 대표는 연구와 사업개발 총괄을 맡으며 지속형 기술을 개발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가 펩트론에서 개발한 '스마트데포' 지속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는 대웅제약에 기술이전 돼 상용화를 이뤘다.
2017년 펩트론에서 독립해 자체적으로 세운 지투지바이오는 펩타이드와 저분자 화합물을 지속형 주사제로 바꿀 수 있는 '이노램프(InnoLAMP)' 기술을 핵심으로 한다.
이 대표는 현존 약효지속성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데 집중했다. 약물 체내 약효 지속기간을 늘리는 데에는 화학적/비화학적 변형이 있다. 화학적 변형은 기존 약물 구조를 변형하는 것으로 신약에 준하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비화학적 변형기술은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으나 약물 손실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지투지바이오는 초소형 구 형태의 아미노산 중합체 '미립구(마이크로스피어)' 기반의 비화학적 변형 기술을 활용했다. 생분해성 고분자와 약물이 혼합된 10~100μ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립구를 피하 또는 근육주사해 체내 투여한다. 이 입자가 서서히 분해되며 약물을 체내 방출시키는 방식이다.
미립구를 활용한 약효지속성 기술이 이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다. 차별화를 위해 지투지바이오는 기존 미립구 주사제의 약물 함량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고함량 약물을 안정적으로 미립구에 봉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봉입에 성공하더라도 체내 투여 후 초기과다방출 현상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문제다. 체내 면역반응에 따라 미립구가 제거돼 약물 생체이용률이 저조한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이노램프는 고분자 최적화로 약물을 안정적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하며 항염증물질을 함께 넣어 생체이용률을 높였다. 덕분에 저분자화합물의 경우 기존 시판 중인 약물 함량을 38%에서 60%로 58% 늘릴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펩타이드 함량이다. 물에 더 잘 녹는 성질을 지닌 펩타이드는 기존 함량이 최대 28%를 넘지 못했다. 지투지바이오는 끈질긴 연구 끝에 함량을 50%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기존 대비 약 80% 개선된 수치다.
이 대표는 "특히 펩타이드 약물이 생체이용률이 떨어지는데 지투지바이오가 최근 처음으로 50% 고함량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하루아침에 달성한 것이 아닌 수십년 축적된 연구개발을 통해 이뤄낸 결실"이라고 말했다.
◇최대 효율 꾀하는 대량생산 공정 구축…탄탄한 지식재산권 확보
지투지바이오의 또 다른 핵심기술은 대량생산 공정에 있다. 미립구 생산은 에멀젼을 만들어 용매를 제거하고 비균일한 입자를 걸러 건조 후 충전하는 복잡다단한 단계를 거친다. 대량생산 공정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지투지바이오는 공정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안했다. 분말충전 대신 현탁액 충전을 택하고 막유화법을 통한 균일한 미립구를 제조하는 공정을 확립해 체과, 회수 단계를 없앴다. 기존 6단계 방식을 절반으로 단축시킨 셈이다.
효율적인 대량생산 공정을 유일하게 개발한 지투지바이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 최대 생산규모를 갖춘 제2GMP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제1GMP공장은 임상시험 및 초기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고 제2공장에 상업용 제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사업 초기부터 원천기술과 공정에 대한 탄탄한 특허를 갖춰나간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고함량 약물탑재에 관한 특허 88건을 출원해 이 중 35건이 등록된 상태다. 고생체이용률 미립구 관련 특허는 등록 1건과 출원중인 20건을 포함해 총 21건이다. 대량생산 공정에 대한 특허도 12건을 등록하고 2건을 출원 중이다. 총 123건의 특허를 출원해 48건 등록을 완료했다.
이노램프를 적용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효능과 대량생산을 입증함으로써 글로벌 입지를 다지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원천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위탁개발(CDO)을 문의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사와의 CDO/CMO 및 당뇨·비만치료제 기술이전 협의를 이어가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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