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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CJ대한통운 사모 영구채, 내년 공모채 주관 '이정표'2025년 회사채 만기 '줄줄이' 도래…주관경쟁 우위 확보 시 내년 파트너 '유리'

권순철 기자공개 2024-10-31 07:16:4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이 2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하면서 증권사들의 물밑 주관 경쟁도 부각되고 있다. 대기업 사모 영구채가 담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도 매력적이지만 내년 공모 회사채 조달 파트너로 활동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정기 이슈어' CJ대한통운은 올해 시장에 등판하진 않았지만 내년 약 36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차환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염두에 둔 증권사 IB들도 사모 영구채 인수를 적극 검토하면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두 번째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물밑 주관경쟁도 '부각'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CJ대한통운 이사회는 2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구체적인 발행 일자는 조율 중이나 내달 안으로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사모 신종자본증권으로 1500억원을 조달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동일한 카드를 꺼낸 것이다.

회사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2000억원 상환 및 투자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2019년 아시아, 미국 해외 법인이 각각 1000억원의 RCPS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지급 보증 목적으로 RCPS 인수인과 5년 후 특정 가격에 매입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해당 시기가 도래하면서 차환 발행을 하는 것이다.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은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아직 투자자 모집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자기자본(PI)을 써서 사모 영구채를 담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이번에 200억원 정도 써서 자체 계정에 담았다"면서 "생각 같아선 물량 전체를 인수하고 싶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익성만을 따지면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CJ대한통운 사모 영구채 금리는 4.8%~5.1%로 거론되고 있다.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동일 신용도(AA-)의 한화솔루션은 앞서 연 5.95%에 7000억원을 조달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개별민평 대비 15bp 정도 가산됐는데 자본 비용이나 기타를 제하면 남는 건 얼마 안 된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오퍼를 받은 증권사들은 쉽사리 보류할 수 없는 입장이다. 자기자본을 써야 하는 것은 부담이지만 거절 의사를 표할 경우 내년 공모채 주관 지위를 확보할 때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 이슈어로 분류되는 CJ대한통운은 2025년 회사채 만기가 줄줄이 도래한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기업평가

◇내년 회사채 만기 '줄줄이' 도래…주관 지위 확보 위한 '쇼케이스'

거의 매년 공모채 시장에 등장했던 CJ대한통운이지만 올해는 휴지기를 가졌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회사채 만기 500억원과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시점을 맞이했지만 현금 상환하거나 기업어음(CP)으로 융통했다. 상반기 기준 CP 잔액은 3500억원으로 지난 4년 중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내년에는 만기 도래 물량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공모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2월 300억원, 4월 1500억원, 6월 1000억원 그리고 9월 8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이한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차입 구조를 장기화할 유인도 갖는다.

올해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어 자본 확충을 도모한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지난 3월 영구채가 아닌 회사채로 1500억원을 조달했다면 부채비율은 반기 기준 139.9%에서 149.3%로 상승한다. 그러나 4000억원을 모두 자본으로 확보하면서 재무 지표의 악화를 막았다. 내년 공모채를 활용할 여력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사모 영구채 인수 과정에서 발행사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한다면 내년 공모채 주관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이 회사는 주관 업무를 특정 증권사들에 맡기기 보다 여러 하우스를 선임하는 기조를 택하고 있다. NH와 함께 미래, KB, 신한, 한투, 키움 등이 번갈아가며 주관사로 들어가는 구조다.
출처: 더벨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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