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웨이브, 예능 중심 체질개선 '적자 폭은 줄었다'②티빙 합병 논의만 1년째, 자생력 동시 키우기 과제
노윤주 기자공개 2024-10-30 09:36:41
[편집자주]
SK스퀘어는 ICT 핵심 포트폴리오의 밸류업을 꾀하고 있다. 각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실행에 한창이다. 밸류업과 일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손익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다. 티맵, 원스토어 등 기업부터 11번가까지 SK스퀘어 ICT 자회사들의 밸류업 전략과 이익 극대화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0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흑자를 기록 중인 넷플릭스와 달리 국내 OTT 사업자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구조적 한계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하나를 제작하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송출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제한된 국내 시청 인구에서 효과를 내야 한다. 콘텐츠 제작 비용은 늘어가지만 신규 가입자로 전환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든다.웨이브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미 제작해 둔 콘텐츠의 감가 때문에 적자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예고했던 티빙과 합병도 제자리걸음이다. 합병을 떠나 독자생존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놔야 한다. 제작 비용이 비교적 낮은 예능을 무기로 삼았다. 영업손실을 큰 폭 줄이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다만 다양한 과제가 여전히 눈앞에 놓여 있다.
◇실적 궤적 보니...구조적 적자 해소가 관건
웨이브는 2019년 출범 이후 매출을 꾸준히 키웠다. 하지만 처음에 목표했던 2023년 5000억원 달성은 실패했다. 첫 온전한 사업연도였던 2020년 매출 180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7.7% 증가한 230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169억원, 55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OTT 기업들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구독자 확보를 위해 가격경쟁을 하는 동시에 수준 높은 자체 콘텐츠까지 제작해야 한다. 마케팅은 덤이다.
이미 국내 드라마 제작비는 평균 200억~300억원을 웃도는 수준에 도달했다. 구독료만으로는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 글로벌 플랫폼과 사업 범위와 규모가 다르지만 콘텐츠 경쟁을 피할 수는 없기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국내 OTT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2022년부터 웨이브는 스튜디오웨이브, 웨이브아메리카 등 종속기업 설립으로 연결재무제표 공시를 시작했다. 같은 해 연결기준 매출 2735억원, 영업손실 1217억원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무형자산상각비 증가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2021년 540억원이었던 무형자산상각비는 2022년 773억원으로 43.1% 증가했다. 여기에는 콘텐츠 판권, 영업권 등이 포함돼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따라 상각비도 늘어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이러한 무형자산상각비 부담은 OTT 업계 전반의 고민이기도 하다. 콘텐츠의 생명주기가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제작한 콘텐츠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감소한다.
2023년에는 연결기준 전년 대비 22.1% 증가한 3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 확대와 자회사를 통한 부가사업 전개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같은 해 영업손실은 804억원이었다.
◇콘텐츠 투자 방향 재설정…수익 개선 '가시화'
웨이브는 손익개선을 위해 콘텐츠 투자 재편에 나섰다.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예능 콘텐츠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높은 제작비가 요구되는 드라마 대신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구독자 확보가 가능한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전략은 효과를 봤다. 성공사례라 불릴만한 대표작도 생겼다.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인 <피의 게임>은 예능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호평을 받으며 시즌3까지 제작해 내달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초 공개한 <연애남매>와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 중 <더 커뮤니티>는 종영 직후 유료 가입 견인 지수가 전주 대비 339% 증가하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드라마, 영화가 아닌 예능으로도 구독 증가 요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이런 변화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웨이브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은 2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을 1178억원에서 791억원으로 32.9% 축소할 수 있었다. 내부서는 콘텐츠 투자 효율화가 실질적 효과를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웨이브가 가진 강점을 살려 신규 콘텐츠, 해외사업 확장 등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내 이름은 김삼순> 등 과거 명작 드라마를 리마스터링해 제공하는 '뉴클래식'를 진행 중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상파 3사가 주주로 있기에 국내 OTT 중에서는 웨이브만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해외사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웨이브아메리카의 '코코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과거부터 지상파 3사가 해외에 국내 TV 프로그램을 전파하기 위해 운영하던 플랫폼이다. 올해부터 주력 지역인 북·남미를 넘어 유럽까지 서비스를 넓혔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손익개선을 위해 투자 효율화를 진행 중"이라며 "그럼에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는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우선 예능을 중심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된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 역시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자 한다"며 "뉴클래식 프로젝트 등 웨이브만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서비스를 발굴해 보는 시도도 계속 타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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