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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파스텔세상 계약 해지]'부당 요구 vs 사업 결정' 엇갈린 계약해지 배경①LF네트웍스, '구본걸 회장 위법행위' 진정서 제출…파스텔세상과 라이선스 계약 재조명

서지민 기자공개 2024-10-31 09:17:07

[편집자주]

LF와 파스텔세상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두고 오너간 입장 차이가 발생했다. 계열분리를 위한 LF네트웍스 지분 정리 과정에서 라이선스 계약이 볼모로 작용했는지를 두고 구본걸 LF 회장과 동생 구본진 LF네트웍스 대표가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더벨은 계약 해지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향후 계획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와 구본걸 LF 회장의 가족회사 파스텔세상 간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파스텔세상은 LF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 LF네트웍스의 손자회사다. LF 오너일가는 2022년부터 구 회장의 LF와 구 회장 동생들의 LF네트웍스로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해왔다.

쟁점은 LF와 파스텔세상 간 계약 해지의 배경에 계열 분리가 작용했는가다. LF네트웍스는 구 회장이 계열 분리를 위해 LF네트웍스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파스텔세상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볼모로 부당한 요구를 했는가에 대해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LF네트웍스 "지분 매입 요구 관철 위해 지배주주 권한 남용"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본걸 LF 회장의 동생 구본진 씨가 대표로 있는 LF네트웍스와 파스텔세상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장 앞으로 LF 지배주주의 위법행위를 감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LF네트웍스는 진정서를 통해 "구 회장이 LF네트웍스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권한을 남용하여 LF로 하여금 파스텔세상과의 닥스·헤지스 아동복 상표 라이선스 계약을 일반적으로 중도해지 통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LF와 LF네트웍스는 공정거래법상 주요 지배주주가 동일한 계열회사다. LF네트웍스는 LF의 최대주주 및 친인척들이 지배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계열회사다. 구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17.5%를 보유하고 있다.

파스텔세상은 LF네트웍스의 손자기업이다. LF와 닥스·헤지스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유아동복 사업을 전개 중이며 전체 매출에서 닥스와 헤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LF는 지난 4월 파스텔세상에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해지를 통지하고 1년의 유예기간과 6개월의 재고처리 기간을 부여했다. LF네트웍스 측은 구 회장이 LF를 통해 라이선스 계약을 볼모로 잡아 지분 매입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F네트웍스에 따르면 구 회장은 2022년 10월 이후 LF네트웍스에 자신의 가족이 보유한 LF네트웍스 발행 주식을 유상감자나 자사주 취득 등을 통해 매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자 LF는 2023년 5월 파스텔세상과의 라이선스 계약 중도해지를 통보했다.

LF네트웍스가 지분 매입 요구를 일부 수용한 뒤에야 계약이 복원됐다는 게 구본진 대표 측의 주장이다. 실제 LF네트웍스는 지난해 일부 주주로부터 자사주 1만2977주를 취득해 소각했다.

구 대표는 진정서에서 "2024년 3월 구 회장이 또 다시 지분 매입을 요구하며 취득 자금을 마련할 구체적 방안 등을 제시했다"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라이선스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도해지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고 밝혔다.


◇LF "계약 해지 사유는 CEO 사회적 물의 및 경영능력 미비"

구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배주주인 구 회장이 권한을 남용해 상장 회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된다. 다만 LF 측은 LF네트웍스 지분 거래와 파스텔세상과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LF에 따르면 구 회장과 친족들은 이전부터 LF와 LF네트웍스의 계열분리를 논의해왔고 2022년부터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구 회장 가족의 LF네트웍스 지분 매입 요구 등은 계열분리 협의 과정에서의 사적인 대화라는 게 LF의 주장이다.

LF는 "파스텔세상 라이선스 계약 해지는 정당한 사업적 결정으로서 LF네트웍스의 대주주간 지분거래와는 무관하며 정당하다"며 "라이선스 계약 규정에 근거하여 임의 중도해지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LF에 따르면 파스텔세상 대표이사는 2018년부터 직원 대상 폭언 등 부당 행위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이유로 2023년 5월 1차 계약 종료를 통보한 LF는 파스텔세상으로부터 재발방지와 개선이행을 약속받고 갱신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지 사유에 경영진의 윤리경영 위반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후에도 파스텔세상의 CEO 리스크는 해결되지 않았고 피해 직원의 노동청 제소 등 사회적 물의가 지속됐다. 또한 과잉 생산으로 인한 재고관리 문제, 해외 사업자로부터의 품질 이슈 제기 등 브랜드 가치 훼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LF는 "수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파스텔세상의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았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당사의 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며 "파스텔세상은 본업과 관련 없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핵심인재가 대량 유출되는 등 사업적 차질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LF 소수주주측의 특수관계인 거래 중단 및 감축 요구 역시 라이선스 계약 해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실제 LF와 파스텔세상 간 거래는 비상장 오너일가 가족회사와의 거래라는 이유로 사익편취 등 논란을 빚어왔다.

LF 관계자는 "LF는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 및 ESG 경영을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최우선으로 삼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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