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철저한 현지화 통해 NPL 선두주자 될 것"[thebell interview]②문영소 웰컴금융그룹 베트남법인장 "고객 맞춤 커스터마이징 전략"
호찌민(베트남)=김서영 기자공개 2024-11-01 12:44:49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웰컴금융그룹 베트남법인(Welcome Debt Trading)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 있다. 바로 문영소 베트남법인장이다. 2019년부터 6년간 베트남에 주재하며 고정이하여신(NPL) 시장을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문 법인장의 글로벌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개인고객은 100% 베트남인으로 구성돼 있고 주재원 인력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NPL 시장에서 20여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베트남 현지 고객에 대한 맞춤 전략을 펼치겠단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전략 전문가…NPL 시장 성공 전략은 '현지화'
문영소 법인장(사진)은 30여년 이상 국내 금융업에 재직하며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과거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행한 그는 국민은행과의 합병 이후 개인여신심사부장, 글로벌사업부장, 전략기획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4년간 지점장으로도 근무하며 영업력도 갖췄다.
2016년 국민은행에서 OK금융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 법인장은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발탁되며 중국과 홍콩, 폴란드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관리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은행 인수 작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탰다.
문 법인장이 베트남 땅을 밟은 건 지난 2019년이다. 베트남에 주재하며 외국계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채권매매회사(DTC)를 설립하는 성과를 올렸다. 베트남 현지에서 NPL 회사를 세우려던 중 웰컴금융에 영입됐다. 곧이어 2021년 7월 베트남법인을 설립했다. 30년이 넘는 금융 경험과 법학 전공을 살려 베트남 NPL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문 법인장은 "우리나라 NPL 사업은 이미 완전히 자리를 잡았지만, 베트남 NPL 시장은 아직 신생아 단계"라며 "웰컴금융은 베트남 NPL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단순한 수익사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시장 제도화를 이끌고 베트남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다.
문 법인장은 베트남 NPL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현지화'를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상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철저히 현지화돼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라며 "한국 NPL 시장에서 2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지 고객에 맞춘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트남법인의 개인고객은 100% 베트남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다. 베트남법인은 채무자(개인고객)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채권을 사들여 이를 거래한다. 문 법인장은 금융기관 고객에 대해서도 현지 비중을 높여갈 방침이다. 매입-관리-회수, 시스템, 지원 업무에 이르기까지 현지인의 눈높이와 문화에 맞춰 NPL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법인장은 "100여명의 직원 중 주재원은 단 두 명"이라며 "한국어 통역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영어나 베트남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비중을 높이는 등 현지화 전략에 공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웰컴금융 글로벌 핵심 거점 역할 '톡톡'
문영소 법인장은 NPL 사업 영업 확대도 꾀하고 있다. NPL은 대출 시 담보 취득 여부에 따라 신용NPL과 담보NPL로 나뉜다. 현재 웰컴금융 베트남법인은 신용 NPL 매입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
문 법인장은 "신용NPL 사업은 매입에 거액을 쓰고 이후 장기에 걸쳐서 조금씩 회수하는 형태"라며 "신용NPL 사업 기반이 닦이는 대로 담보NPL도 취급할 계획"이라고 영업 전략을 설명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쌓인 네트워크나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법인은 이 뿐만 아니라 웰컴금융의 글로벌 거점 역할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거나 본점이나 다른 글로벌 거점에서 베트남과 관련해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일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베트남법인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웰컴저축은행과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은 외국인 대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외국인 중에서도 베트남인의 비중이 높아 영업 확대를 위해 베트남법인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웰컴금융이 디지털 역량을 강조하는 만큼 베트남법인에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은 경제 수준에 비해 상당히 빠른 디지털 금융 발전 속도를 보인다. 무선 인터넷 가입률이 91.9%에 이를 정도다. 특히 지난 3~4년간 페이먼트 분야나 온라인 쇼핑에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문 법인장은 "대출채권 매입 시 원본서류와 이를 스캔한 전자파일도 관리하고 직원들의 추심 업무도 시스템에 의해 처리된다"며 "베트남에서도 디지털 관련 데이터 역량을 축적해 이를 활용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문 법인장은 "NPL 사업이 외부에서 보기에 멋있는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금융 생태계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일"이라며 "NPL 관리가 잘 돼야 금융기관도 건전성을 높일 수 있고 채무자도 갱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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