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한국증권 IPO본부, PI투자전략 변화…타 본부로 '이관'기존 '상장주관+투자' 모델 변화…IB전략본부 내 PE투자부 '주목'
안준호 기자공개 2024-11-04 09:43:2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존 기업공개(IPO) 담당 본부에서 갖고 있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기능을 다른 본부로 옮겼다. 자체적으로 투자를 추진하기 보다는 별도 부서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IB부서 차원의 프리IPO 투자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그룹에 속한 IB전략본부 내 PE투자부를 통해 프리IPO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도 기관 자금을 유치해 펀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상장주관' 중 투자 기능 종합금융본부로 이관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IB1본부에서 수행하던 자기자본(PI) 투자 기능을 최근 종합금융본부로 이관했다. IB1본부에서 종전처럼 딜 소싱과 초기검토를 수행하되, 최종 투자는 종합금융본부에서 결정하는 구조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IPO 주관업무를 담당하는 IB1본부는 그간 상장 업무를 담당하면서 프리IPO 투자 업무도 병행해왔다. 이는 IPO 추진 기업과 가장 맞닿아 있는 IB1본부에서 프리IPO 딜 소싱 기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결정이었다. IB1본부는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티켓사이즈로 투자하며 적잖은 수익을 거둬왔다.
이 역할을 다른 본부로 넘긴 건 최근의 프리IPO 투자 시장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특례 상장 문턱이 높아지며 IPO에 성공하는 기업이 줄어들었고, 상장 주관사의 PI 투자분에 대한 락업 요구가 거세지며 프리IPO 투자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IPO 담당 부서가 직접 프리IPO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 하느냐는 문제제기도 지속적으로 있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다른 주요 IPO 하우스도 자기자본이나 펀드를 이용한 프리IPO 투자에 적극적인 편이다. 하지만 IPO 딜을 담당하는 부서가 직접 투자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증권사의 경우 대개 별도의 조직을 두고 자기자본이나 신기술조합을 운용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IPO 본부 내 별도의 솔루션팀이 자기자본 투자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IPO팀에서 자체적으로 딜을 소싱하고 투자도 했던 곳"이라며 "비슷한 전략을 채택한 곳이 여럿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IPO 주관과 딜 소싱에 더해 투자 업무까지 병행하기 보다는 기능을 분리하거나 자체 북(book)을 없애는 방식으로 변화를 보인 곳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설된 IB전략본부, 자체 펀드 조성…프리IPO 역할 주목
한국증권 IB그룹의 프리IPO 투자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신설된 IB전략본부가 이런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7월 IB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윤희도 전 한국금융지주 전략기획실 상무를 본부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IB전략본부는 IPO나 커버리지를 담당하는 IB1~4본부와 달리 전반을 아우르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IB전략컨설팅부와 PE투자부가 편제돼 있는데, PE투자부에서 펀드를 통한 프리IPO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최근 이를 위한 펀드 결성에도 나선 상태다. IBK기업은행과 공동운용(Co-Gp) 형태로 한투증권이 300억원을 내고 기업은행이 약 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민간LP를 모집해 최대 1500억원가량으로 펀드를 만들 예정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PO 담당 본부가 아니라 전체 IB그룹 차원에서 프리IPO 투자에 나설 경우, IPO 뿐 아니라 향후 기업의 메자닌이나 회사채 발행 등으로 딜을 확대해 나갈 기회가 크다"며 "펀드 투자를 통해 상장 주관사의 이해상충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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