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피오는 지금]멈출 줄 모르는 주가하락 '원인은'③상장 3년 8개월만 시가총액 70% 하락, '디스카운트' 타개 필요성 대두
서지민 기자공개 2024-11-11 07:43:21
[편집자주]
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로 성장가도를 달리며 증시 입성에 성공한 에이치피오가 종합 생활건강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합작사 설립, 인수합병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더은 상장 4년차를 맞은 에이치피오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피오는 IPO 당시 기업가치를 무려 6000억원으로 책정해 고평가 논란을 일으켰다. 상장 후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에이치피오의 시가총액은 1200억원대에 불과하다. 기업가치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올해 첫 무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향후 추진할 주가부양 전략에 눈길이 쏠린다. 대형 유통사와의 합작 법인 설립과 F&B 신사업, 자회사 상장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3년간 주가 줄곧 내리막, 무상증자에도 주가 반등 역부족
에이치피오는 2021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IPO 활황과 건기식 산업 고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건기식 상장 '최대어' 타이틀에 도전했다. 밸류 산정에 31.89배 PER을 적용하면서 주당 평가가액으로 3만256원을 제시했다. 할인율을 적용한 공모가는 2만2200원이었다.
상장 첫날 시초가 2만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공모가 대비 23.9% 낮은 1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에이치피오의 주가는 3년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장 1년 만에 1만원대 아래로 내려온 주가는 우하향 흐름을 보이며 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건기식 투자에 대한 보수적 접근과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건기식 업계 침체로 매출 성장률이 둔화됐고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펫사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적은 유통 주식수 역시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됐다. 최대주주인 이현용 창업주가 70% 지분율을 가지며 실질 유통 주식 수가 약 500만주에 불과했다. 이는 거래 유동성을 제한하고 적은 수급으로도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리스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국 에이치피오는 주가 반등을 위한 카드로 무상증자를 꺼내들었다. 올해 3월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보통주식 2033만 7240주가 신규 발행돼 발행주식 총수는 4148만 6965주로 늘어났다. 유통 주식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첫 무상증자였지만 주가를 움직이는 데엔 역부족이었다. 무상증자 신주 상장 당일 주가는 기준가 대비 10.8% 하락한 42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분기 주력 사업인 건기식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재 주가는 29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자회사 아른 IPO 주가 영향 '주목'…중복상장 vs 지분가치 재평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본업인 건기식 사업에서 실적을 회복해야 한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에이치피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7억원,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64.6% 감소했다.
에이치피오는 신제품 및 수출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8월 롯데홈쇼핑과 합작법인 디에디션헬스를 설립했다. 첫 제품으로 프리미엄 단백질 '덴마크 단백질이야기'를 출시하고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추진 중인 자회사 '아른'의 IPO가 에이치피오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아른은 프리미엄 아동용 킥보드 판매기업으로 에이치피오가 지분 57.81%를 들고 있다. 에이치피오는 최근 임성빈 에이치피오 영업총괄부문 대표를 아른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 작업에 돌입했다.
아른은 에이치피오의 종속회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을 견인하던 자회사다. 중복 상장에 따른 디스카운트 우려로 에이치피오 주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자회사의 상장이 모회사 주가에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보유 지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 지분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현재 에이치피오가 아른 지분 57.81%에 대해 책정한 장부금액은 182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중복상장되는 경우 모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자회사 상장으로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가치가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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