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하이브리드가 대세면 생산량 늘릴 것"⑨"한국 문화 좋아해, 임직원과의 정합성 중요"…"GM과 전동화 기술 공유"
로스엔젤레스(미국)=이호준 기자공개 2024-11-26 11:39:51
[편집자주]
현대차가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미국에서 공개했다.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과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9 GT도 함께 선보였다. 현대차의 첫 외국인 CEO에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오프닝 연사로 직접 나서 이 전략들을 소개했다. LA에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와 북미 공략 의지가 뚜렷이 드러난 셈이다. 더벨은 LA 현장에서 현대차그룹의 행보와 비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많다면, 하이브리드 생산을 더 늘리겠다."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21일(현지시간) 2024 LA 오토쇼가 열린 로스앤젤레스컨벤션센터(LACC)에서 국내 기자단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금은 유연성이 가장 중요한데 그 점에서 가장 뛰어난 회사가 바로 현대차"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15일 현대차 차기 CEO로 임명됐다. 불과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진행된 인터뷰로 그만큼 이번 자리는 그의 첫 공식 소통 무대. 그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로 취임해 경영을 이끌 예정이다.
◇"치맥, 소주 좋아해"… '빨리빨리, 미리미리' 적극 활용
이날 인터뷰는 약 30여분간 진행됐다. 무뇨스 사장은 전날 아이오닉 9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소화했고 이날 오전에도 오프닝 행사, 외신 인터뷰 등 빡빡한 일정을 이어갔지만 지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미소를 띠며 열정적으로 비전을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먼저 "영광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CEO 임명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신을 CEO로 임명하며 "특별한 지침을 주신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미국에서 일부 시간을 보내야할 것 같다"며 "그래도 상주 비율을 말씀드리면 추후 한국이 70%, 미국 등 다른 대륙이 30%"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전통, 치맥, 피맥, 소주 같은 음식과 영화 등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핵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임직원과의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zation), 즉 정합성을 맞추는 것"이라며 "모두가 같은 이해 수준에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차기 CEO로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도 자신있게 답했다. 완성차 시장이 처한 각종 변화를 현대차의 강점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뇨스 사장은 "수십 년간 자동차 업계에 몸담아 왔지만 지금처럼 큰 변화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강점 중 하나는 '빨리빨리 문화'인데 이를 발전시켜 ‘빨리빨리, 미리미리’라고 부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핵심은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역할을 할 모델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 진화하고 있으며 이는 도전이자 동시에 기회"라고 강조했다.
◇유연한 대응 강조…"고객 수요에 따라 생산 조정 가능"
실제 완성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은 물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 가능성 등 여러가지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무뇨스 사장은 '유연성'을 핵심 전략으로 강조했다.
무뇨스 사장은 트럼프 정부의 IRA 폐지 가능성에 대해 "없어질 수도 있고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만약 전기차 수요가 줄면 내연기관차(ICE)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릴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온다면 나는 의심할 여지없이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차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앨라배마 공장은 한 생산라인에서 6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지만 경쟁사는 대부분 한 라인에서 한 모델만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나 IRA 축소 등의 정책 변화 중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엔 "모든 요소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해결책은 결국 생산과 공급 등 현지화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저희는 고객 수요에 유연한 시나리오로 대응하려고 한다"며 "예컨대 IRA가 폐지된다고 가정하면 당사뿐 아니라 전 업계에 동일한 상황이라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된다면, 저희가 더 우위를 점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엔 보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는 "고객들의 수요 소요에 따라 생산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많다면 하이브리드 생산 및 투자를 늘리고 내연기관차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30년까지 555만대 판매…GM과 "전동화 기술 공유 예정"
글로벌 협력 상황에 대한 현황 공유도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0월에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경우에는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아이오닉 5에 적용하는 협력이 계획된 상태다.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웨이모에는 차량 공급이 계획돼 있다"며 "당사는 차량 제조사로서 디자인 조정을 담당하고 웨이모는 기술회사로서 6세대 차세대 로보택시를 당사 모델에 맞게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양사가 함께 업계 최고의 최첨단 로보택시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곧 차세대 로보택시 차량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협력은 앞으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과의 사업 협력에 대해서는 "이제 막 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기준 많은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하지만 협력 분야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먼저 차량 공급 쪽이고 양사가 가지고 있는 캐파를 더 잘 활용하는 계획이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전동화차량 관련 기술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뇨스 사장은 차기 CEO로서 자신의 목표도 밝혔다. 그는 "내 목표는 2030년까지 총판매 대수 555만대, EV 판매 대수 200만대를 달성하고 같은 기간 전기차 21개 차종과 하이브리드 모델 14개 차종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 현대차를 매력적인 회사로 보이게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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