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글로벌 도전기]인니 슈퍼뱅크, 역대급 고객 기반 확보…흑자 시기는③그랩 생태계로 250만 고객, '카카오톡' 활용 카뱅 닮은꼴…향후 성장 관건 '여신·건전성'
김영은 기자공개 2024-12-10 12:43:53
[편집자주]
카카오뱅크에게 글로벌은 또다른 도전이었다. 인터넷은행의 해외 진출 첫 타자인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는 다른 타깃과 접근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갔다. 현재까지 글로벌 사업은 순항 중이다. 지난해 지분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현지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출범했고 내년 태국 가상은행 설립 준비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만의 글로벌 사업 청사진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해외 첫 지분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250만명이 넘는 고객수를 확보하며 현지 디지털은행 중 가장 빠르게 기반을 넓히고 있다. 최대주주인 그랩(Grab)의 생태계를 활용한 덕분이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해 은행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천만 고객을 달성했던 카카오뱅크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슈퍼뱅크의 여수신 성장세가 이어지며 카카오뱅크의 지분법손익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슈퍼뱅크는 디지털은행 전환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데다 출범 초기 불안정한 기반도 지속되면서 아직은 적자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건전성 관리를 기반으로 한 대출자산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지 최단 기간 100만 돌파…그랩 파트너십 효과 '톡톡'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슈퍼뱅크는 지난 6월 대고객 오프닝 이후 5개월 만에 25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타 은행의 경우 100만명 달성에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슈퍼뱅크는 2개월 만에 100만 고객을 넘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슈퍼뱅크의 최대주주 동남아 최대 플랫폼 그랩이다. 슈퍼뱅크는 은행 시스템을 그랩 생태계(ecosystem)에 탑재해 접근성을 높였다. 그랩 앱을 통해 슈퍼뱅크 계좌를 개설하고 그랩 푸드, 그랩 바이크 등 그랩의 다양한 서비스의 결제 수단으로 슈퍼뱅크 계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슈퍼뱅크 고객 중 절반 이상은 계좌를 그랩 앱과 연동했다.
그랩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 슈퍼뱅크의 전략이 디지털 시장이 고도화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했다. 현지 디지털은행은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외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 거대 기업과 독점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은행 기능을 외부 플랫폼에 탑재해 연계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뱅크의 성장세는 초기 카카오뱅크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6년 동시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은 케이뱅크보다 출범시기가 다소 늦었으나 5영업일 만에 100만 고객을 달성하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간편한 계좌 개설 및 송금 기능에 더해 국민 앱 카카오톡의 후광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슈퍼뱅크는 고객 기반 확대를 바탕으로 여수신 규모도 키우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슈퍼뱅크의 수신잔액은 2827억원으로 전분기(858억원) 대비 229.5% 성장했다. 수신잔액 증가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여신 또한 늘고 있다. 여신잔액은 4231억원으로 전 분기(3230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대출 신용 평가 어려운 인니…슈퍼뱅크, 여신 성장 돌파구 필요
슈퍼뱅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지분법손익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3분기 기준 슈퍼뱅크의 당기순손실은 244억원으로 전년 말(330억원) 대비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비용이 들어간 데다 출범 초기인 만큼 수익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적자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3분기 카카오뱅크가 인식한 지분법손실은 16억원이다. 취득원가 1139억원에서 현재 장부금액은 1107억원이 됐다.
슈퍼뱅크의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결국 여신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대출자산 확대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창출돼야 은행으로서의 선순환이 안착될 수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국내와는 달리 개인 신용에 대한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아 대출 심사 및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이 향후 성장에 관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심사를 하려면 개개인의 KYC(Know Your Customer) 인증이나 소득 수준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는 개인이 대출을 신청했을 때 소득이나 재직 여부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대출을 통한 수익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기가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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