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삼양패키징, 독립성 부재·견제도 미비구성지표 2점대…평가개선 프로세스도 보완 필요
이명관 기자공개 2024-12-13 08:21:1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3: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패키징은 패트병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로 패트병 용기 시장에 진출한 1979년 이후 40년 이상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최근 꾸준히 4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회사의 위상과는 달리 이사회는 그 면면이 취약한 모양새다. 구성부터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그나마 공시에 충실하면서 정보접근성 영역에서 가장 나은 점수를 받았다.
◇총점 255점에 107점…견제기능 '1.6점' 최하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상반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삼양패키징은 255점 만점에 107점을 받았다.
삼양패키징은 이사회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19점을 받아 평점 2.1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평균인 3점 미만을 받았다. 9개 평가질문 중 4개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삼양패키징의 이사회는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2인의 상근이사와 1인의 비상근이사, 1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사외이사의 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의장도 김정 사내이사가 맡고 있다. 김정 사내이사가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지는 않지만, 삼양패키징 부회장으로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1997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삼남석유화학 부사장, 삼양제넥스 사무총괄, 삼양사 대표이사 사장 겸 화학그룹장, 삼양홀딩스 사장을 역임했다. 2018년엔 삼양패키징의 부회장에 올랐다.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로 'ESG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3명으로 이뤄져 있다.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아닌 김재홍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상법상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평가 기준에 따라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전원이 50대 이상의 남성으로 구성돼 있어 다양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평균 이하인 2점을 받았다. 지창훈 사외이사가 타기업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창훈 사외이사는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로 SM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도 역임했다.
그나마 이사회 역량을 평가하고 이를 잘 공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5점을 받았다. 이사회 역량 평가를 하는 툴은 BSM(Board Skills Matrix)이다. 심상패키징은 이를 만들고 회사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도 항목은 40점 만점에 18점을 얻었다. 평점으로 보면 2.3점 정도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이사회가 7차례 열려 3점을 받았다. 이사진의 이사회 참석률은 전원 100%를 나타내면서 최고점인 5점을 획득했다. 반면 사외이사 풀(pool)에 대한 관리 활동이 정기적으로 수행되지 않고 있어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감사위원회 관련 평가에서도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삼양패키징은 감사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선임된 상근감사 1명이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외 사외이사의 정기교육, 기타위원회 설치 여부 등 항목에서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마찬가지로 1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은 평점 1.6점으로 최하점을 받았다. 사외이사가 1명이다 보니 견제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위원회도 별도로 조직돼 있지 않아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역할을 하고 있는 김명기 상근감사는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삼양사에 입사했다. 그후 삼양사의 경영기획실장, 상품BU장을 거쳐 삼양패키징의 감사역할을 맡고 있다. 감사와 연결된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커리어 맵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지 여부 등도 모두 부재했다. 그나마 미등기이사의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해당 항목에서 5점을 받았다. 지난해 등기이사의 평균연봉은 5억7100만원 정도인데, 미등기임원의 평균급여는 5분의 1 수준인 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보접근성·경영성과 준수…평가개선 1점대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총점 30점 가운데 17점을 기록했다. 6가지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사회 활동 내역과 이사회에 관한 내용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회사 홈페이지에 찾기 수월하게 정리돼 있어 5점을 받았다. 이사회에 관한 내용도 완전 투명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간략하게 기술돼 있다고 평가돼 3점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게시하고 있고, 접근 가능성도 양호해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이외 주주환원정책과 사외이사 후보추천 경로,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적절히 마련돼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1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에서는 총점 55점 가운데 26점을 기록했다. 6가지 항목 중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2.4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이자보상배율 등 6개 항목에서 기준치로 삼은 KRX300 비금융기업 평균치를 모두 하회했다. 11개 지표 가운데 점을 받은 항목은 6개다.
PBR은 지난해 말 기준 0.67배로 기준치(2.38배)를 하회하며 1점을 받았다. 주가수익률(-14.54%)과 TSR(-11.8%)도 각각 평균을 밑도는 수준을 기록하며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이외 매출성장률(3.51%), 이자보상배율(5.98배) 등도 최하점을 받았다.
대신 배당수익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배당수익률의 경우 3.16%를 기록했다. 꾸준히 높은 배당성향을 나타내면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배당총액은 7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31%에 달했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37.02%로 준수한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별도기준 삼양패키징의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전년 237억원에서 80억원 정도 늘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평점 1점대를 기록했다. 총점 35점에 13점을 받았다. 평점으로 보면 1.9점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결과가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되지 않아 최하점을 받았다. 그나마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는 터라 최고점인 5점을 받았다. 여기에 거버넌스 기관으로부터 ESG 평가등급 C등급을 받으면서 3점을 받았다. 이외 나머지 질문엔 모두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대체적으로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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