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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의 변신, 그래디언트의 바이오]이커머스 '퍼스트무버'의 도전, 천문학 전공자 오너의 뚝심①이기형 회장 의지로 체질개선 승부수, 카오스재단 중심 아이디어 확장

한태희 기자공개 2024-12-11 09:24:24

[편집자주]

국내 최초로 전자상거래 개념을 도입한 인터파크. 그래디언트라는 새로운 사명과 함께 유통이 아닌 바이오로의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여행과 공연 등 기존 이커머스사업부를 야놀자에 매각하고 항암신약 개발기업 '테라펙스',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업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완전히 바꿨다. 이기형 회장을 필두로 추진하는 그래디언트의 바이오 사업은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더벨은 그래디언트 바이오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들을 만나 구체적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0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파크는 모두가 다 알지만 그래디언트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국내 최초 인터넷 쇼핑몰, 이커머스 사업의 시작점으로 유명한 인터파크가 관련 주요 사업을 매각하면서 그래디언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이오 사업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커머스에선 선두였지만 바이오업계선 후발인 만큼 퍼스트무버가 될 영역을 찾았고 고민 끝에 택한 게 바로 장기유사체 기반의 '오가노이드'다. 바이오융합연구소 개소 후 연구개발을 본격화하며 사업 전략을 짰다. 그래디언트 오너 이기형 회장을 중심으로 한 카오스재단이 그 시작점이다.

◇최초라는 자부심, 특별했던 바이오 시장 접근법

그래디언트의 모태는 여행 및 공연 티켓 전문 플랫폼 인터파크다. 이기형 그래디언트 회장이 데이콤의 사내 벤처로 출범한 인터파크는 1996년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했다. 1999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2006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2011년 삼성그룹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 2014년 연세의료원의 직영도매업체 안연케어를 인수했다. 이들 기업은 연간 3조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으며 성공적인 M&A(인수합병) 사례로 남았다.

꾸준한 성장에도 신사업 진출은 늘 고민거리였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최초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인터파크의 신사업은 남들과 달라야 했다. 서울대 천문학부 출신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던 이 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회장을 주축으로 2014년 설립한 공익과학재단 '카오스재단'이 매개가 됐다. 당시 블루스퀘어를 운영하면서 강연 행사를 진행했는데 각 분야 과학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할 수 있었다. 이커머스와 같이 과학기술에서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는 분야를 탐색했다.

장기유사체 기반의 '오가노이드' 시장에 주목한 것도 이 때부터다. 후발주자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이라 판단했다. 2017년 사내 바이오융합연구소를 개소했고 2018년 연세의료원과 오가노이드 정밀의학공동연구단을 출범했다.


2020년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며 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에는 인터파크의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 이커머스사업부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분 70%를 야놀자에 매각했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는 인적, 물적분할을 거치면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항암신약 연구 개발 분야가 남은 존속법인 테라펙스,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업으로 신설한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를 전진기지로 꾸렸다.

◇캐시카우 확보로 차별화, R&D 축 '테라펙스·바이오컨버전스'

테라펙스는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신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4세대 EGFR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TRX-221'이 주력 파이프라인이다. ADC(항체약물접합체) 링커 기술을 보유한 피노바이오와 협력해 항체접합분해제(DAC)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는 오가노이드 뱅크와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융합해 신규 항암 타깃을 발굴한다. 800여 종의 방대한 PDO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약물의 유효성 및 안정성 평가 플랫폼을 통해 매출을 내는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통상적인 바이오텍과 달리 안정적인 신약 연구개발 환경을 확보한 게 차별점이다. 그래디언트의 올해 3분기 기준 연결 매출은 2조5018억원이다. 계열사를 총괄하는 그래디언트 중심의 지주사업, 전자상거래업, 바이오헬스케어사업, 기타사업으로 분류된다.


전자상거래업 등 주력 캐시카우를 활용해 바이오에 재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아이마켓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2조4225억원으로 전체의 65.6% 비중이다. 산업재 B2B 전자상거래로 소모성 자재를 비롯한 원부자재, 건자재, IT 제품 등을 판매한다. 의약품 및 진료재료를 유통하는 계열사 안연케어 역시 연간 6613억원의 매출을 낸다.

지주사 차원의 바이오텍 전략적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바이오 사업을 바라보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이커머스처럼 하나의 플랫폼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개발보다 PDO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작업과 특허 확보에 나섰다.

그래디언트 관계자는 "특정 물질 몇 개를 개발해서 성과를 얻는 것보다 이런 물질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사업 성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는 방향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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