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한발 물러선 피아이이 FI, 상장 먹구름 '해소'목표 시총 1400억대로 합의, 시장환경 악화 반영
권순철 기자공개 2025-01-09 11:07:14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0시27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아이이의 코스닥 안착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가 한 발 물러섰다. 그동안 투자 단가를 맞추기 위해 2000억원대 상장 밸류에이션을 고수했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금융 당국도 제동에 나서자 목표 시가총액을 1400억원대로 하향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회사로선 희소식이다. 2024년 초 하나금융25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하던 시점에서부터 증시 입성을 우선적인 과제로 추진했다. 직전까지 FI의 입장이 완고해 밸류 부담이 상존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상장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상장 밸류 부담 덜었다…목표 시총 1400억대로 '하향 조정'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피아이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정정된 버전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몸값을 과감히 낮췄다. 당초 회사는 지난 11월 29일 당국에 최초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12월 10일 정정 신고 요구를 받았다. 피아이이가 제시한 상장 밸류는 최대 2743억원이었지만 당국이 바라보는 몸값 눈높이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이번에는 큰 폭의 조정을 단행했다. 새롭게 정한 목표 시가총액은 1448억~1810억원으로 종전 2454억~2743억원 대비 확연히 낮아졌다. 본래 자비스, 트윔, Keyence를 피어그룹으로 편입해 28.93배의 주가수익배율(PER)을 도출했지만 PER이 41.81배에 달하던 Keyence를 제외해 최종 멀티플을 19.87배까지 낮췄다.
할인율도 보다 공격적으로 적용해 공모용 덩치를 만들었다. 직전 피아이이는 9600원의 주당 평가가액에 20.83%~29.17%의 할인율을 적용해 6800~7600원의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다. 멀티플을 낮춰 주당 평가가액을 6576원까지 내려잡았음에도 상장 주관사단은 23.96%~39.17%의 할인을 가해 4000~5000원까지 하향 조정했다.
과감한 밸류 조정은 피아이이와 FI인 솔리크인베스트먼트의 합작품으로 분석된다. 이전까지 양측은 피아이이의 몸값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더 낮춰서라도 상장하겠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FI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2000억원대를 고수했다. 팽팽한 세력 균형이 지속됐지만 마침내 FI가 양보하면서 밸류 부담도 줄었다.
1400억원대 상장 밸류는 솔리크인베의 투자 단가에 훨씬 미치지 못해 더욱 극적인 양보로 보여진다. 2022년 FI는 피아이이가 발행한 150억원 규모의 RCPS를 소화했는데 이때 주당 발행가액은 현재 기준으로 8251원이다. 적어도 8000원대의 공모가를 고수할 유인을 갖지만 이보다 절반 이상이나 낮은 공모가를 용인했다.

◇시장 환경 악화 속 '맞손'…코스닥 상장 '청신호'
피아이이의 코스닥 입성길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밸류 조정으로 피아이이의 공모가 흥행할 것이라고 확신하긴 어려우나 기관들이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요소들은 어느 정도 갖춰진 모양새다. 실적 흐름이 나쁘지 않은 데다가 오버행 우려도 낮은 가운데 덩치까지 슬림해졌기 떄문이다.
특히 근래 공모주 시장이 급속하게 냉각된 상황에서 가벼운 덩치는 공모 흥행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상장 첫날 주가 급락이 일반화되면서 기관 투자자들도 보수적으로 공모주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말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던 새내기주들 대부분은 공모 물량을 줄이거나 가격대를 낮춰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피아이이와 FI가 마침내 손을 맞잡았다는 것도 투심에 있어서 긍정적인 이슈로 꼽힌다. 양측의 불협화음은 2024년 초 하나금융25호스팩과의 합병을 추진할 때부터 상장 진로를 방해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FI가 투자 단가 이하로 밸류를 낮춰 잡는 것에 대해 민감해했다"며 "회사와의 이견 차가 결국 메가스팩 합병 좌초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갈등의 씨앗이 사그라든 지금 피아이이는 공모 완주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게 됐다. 1월 8일~14일로 예정된 기관 수요예측 전까지 투자자 IR에서도 낮아진 밸류 부담이 강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 주관사단은 오는 7일부터 본격적으로 IR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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