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성과평가/한화생명]여승주 부회장, 실적성과 정체 속 3연임 여부 시선집중보험업계 환경 악화에도 극복 노력 부각…경영안정 위한 연임 가능성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09 12:29:4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7일 14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경영성과가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순이익은 소폭 늘었으나 지급여력비율은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보험계약마진(CSM)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임기 만료를 앞둔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의 거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여 부회장을 향한 업계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한화생명의 성장세가 수치상으로는 정체된 모습이지만 이는 부정적 경영환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여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경영환경 악화 속 빛난 지표 방어

한화생명은 2024년 1~3분기 누적 순이익 5846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그러나 보험사 기대수익 지표인 CSM은 작년 3분기 말 9조129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164.1%로 19.7%p(포인트) 하락했다.
단순 숫자만 놓고 보면 지난해 한화생명의 경영성과가 딱히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여 부회장의 성과 부진이라기보다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불가항력적 요인 탓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생명보험업계는 연초부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적립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손실을 안았다. 한화생명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2.7% 급감한 1755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2~3분기에 걸쳐 만회한 성과를 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CSM이 소폭 줄기는 했으나 이는 경쟁 심화로 인한 업계 차원의 신계약 CSM 전환효율 악화 때문으로 파악된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생보 '빅3' 가운데 2023년 말 대비 2024년 3분기 말의 CSM 잔액이 늘어난 곳은 삼성생명뿐이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3.2%가 줄어 한화생명보다 감소폭이 컸다.
이는 한화생명이 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의 영업에 교보생명보다 더 집중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3분기 한화생명은 일반계정 수입보험료 중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57.1%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교보생명은 보장성 비중이 55.3%를 기록했다.
킥스비율의 하락 역시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 등 환경 영향의 탓이 크다. 국내 22개 생보사의 경과조치 전 기준 킥스비율 평균은 2023년 말 208.7%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91.2%까지 17.5%p 낮아졌으며 한화생명의 낙폭은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화생명은 수치상의 성과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이를 여 부회장만의 책임으로 볼 수는 없다"며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통해 순이익과 CSM을 방어하는 등 더 큰 지표 악화를 방어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 불확실성 대응·오너 경영승계 지원…여 부회장 '역할론'
올해 보험업계는 지난해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가정 변경으로 이외 상품의 영업경쟁이 더욱 심화할 공산이 크다. 금리는 하락 기조가 완연한 가운데 보험부채의 최종관찰만기가 20년에서 23년으로 연장되는 등 할인율 인하조치가 더욱 강력해진다.
게다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에 이은 정국 혼란으로 환율 등 지표의 변동 역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화생명이 베테랑 경영인인 여 부회장의 연임을 통해 경영 안정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실적과 별개로 여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손보사 리포손보 지분 인수,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 11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인수 등 해외 금융사 지분투자를 통해 한화생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 성과도 있다.
한화생명의 글로벌 진출은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의 금융계열사 경영권 승계와도 맞닿아 있는 중대사안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여 부회장이 단기적인 실적 정체만을 이유로 물러나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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